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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워터즈 이야기-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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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애순 댓글 0건 조회 2,969회 작성일 08-07-0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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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서는 날, 나도 한 번 팔아보자!
[호주생태마을] 외국에서 뭣도 모르는 시골살이 16

btn_ntrans.gifbtn_nprint.gifbtn_nsize.gifbtn_nblog.gif00511074.JPG신혜정 (lotof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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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탈워터스 장 서는 날 액세서리, 농작물, 집에서 만든 케이크며 소스며 오래된 컴퓨터까지도 모두 총집합하는 날
ⓒ 신혜정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크리스탈워터스 생태마을에는 삼일장도 아니고 오일장도 아니고 한달장이 있다. 매달 첫째 주 토요일 오전이면 크리스탈워터스 내외의 사람들이 나와 물건을 사고파는 큰 시장이 열리는 것. 우리 코스의 프로젝트 중 하나가 '작은 사업 경영'인데, 다름 아니라 바로 이 시장에서 자기 점포 열어 물건 파는 거다. 그래서
코스 시작한 3월 중순쯤부터 지금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왔었다.




4월장 : 시간이 너무 부족했음. 5월장을 노리며 시장을 탐방함.


5월장 : 시간이 너무 순식간에 흘렀음. 깜짝 놀랐음. 좋아 6월과 7월에 승부를 걸자.


6월장 : 크리스탈워터스 근교에서 축제가 있었음. 타는 가슴으로 시장을 포기.




해서 달랑 한 번 남은 기회가 7월장. 이번만큼은 넘길 수 없다.




'상품'을 내 힘으로 창조해보자




무엇을 팔 것인가. 점포에 낼 상품 계획은 이미 세 달 전에 완성했다.
내가 무슨 상품을 생각해냈는지, 그 생각 과정은 어땠는지를 살펴보자.




일단, 무릇 군자란 상품이 안 팔릴 때는 적자가 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법. 최대한 내 돈을 쓰지 말자. 그래서 주재료는 크리스탈워터스 안에서 공짜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한정했다. 어디 보자, 뭐가 있나. 흙, 돌, 풀, 나무, 들꽃. 들꽃이 땡긴다.




들꽃으로는 뭘 만들 수 있나. 모아 꽃다발을 만들거나 책 사이에 끼워 말리거나 하면 되겠다. 그런데 꽃다발은 꽃이 많이 필요하다. 돌아다니기 귀찮다. 말려보자. 그런데 그냥 말려서 뭐하나. 뭔가 실용적인 것을 만들고 싶은데 하다가 '책갈피'를 생각했다!




들꽃 책갈피. 필요한 재료는 들꽃, 꽃 붙일 종이니, 코팅비만 감당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런데 그냥 요렇게만 팔기는 허전하다.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데 생각하다가
내 전공을 살리기로 했다. 내 전공은 국어국문학과다. 그래, 책갈피에 한글로 좋은 구절 같은 것들을 예쁘게 쓰는 거야. 그리고 간단히 한글 강좌 전단을 만들어서 책갈피 사는 사람한테 무료로 나눠주는 거야.




그럼 이제 아이디어는 나왔으니 만들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3개월하고도 반쯤이 있었음에도 행동은 그 끄트머리에서 시작됐다. 벼락치기란 말이다. 한국이든 호주든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 그러나 나 말고 다른 애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이런 게 세계적인 유행인가 보다'하고 위안 삼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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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밤의 작업 사진 타이머 맞춰놓고 포즈 잡기.
ⓒ 정성천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장날 전날인 7월 4일 금요일 밤, 나와 알리샤, 성천이는 늦게까지 잠들지 않았다. 일이 있어 브리즈번으로 외박 나간 우구와, 최근 들어 어쩐지 취침 시간이 8시 반으로 고정된 브렌단을 뒤로 하고 우리는 상품 제작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책갈피와 한글 강좌 전단 만들기, 알리샤는 헤나 문신할 재료 만들기, 성천이는 크리스탈워터스 내의 대나무로 향 받침대 만들기. 참고로 브렌단은 팔찌와 목걸이를 만들었다.







근데 이거 누가 사기나 하려나




그리하여 마침내 디데이. 브리즈번에 일이 있어 시장을 포기한 우구와 헤나 문신 재료에 이상이 생겨 점포를 열지 못하게 된 알리샤를 제외한 성천이, 브렌단과 나 세 명은 점포를 합치기로 결정했다. 준비한 물량이 한 점포를 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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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마련한 우리의 합동 점포 왼쪽부터 브렌단이 만든 팔찌와 목걸이, 내 책갈피와 공짜 한글 강좌 전단, 성천이의 대나무 향 받침대. 알리샤는 '프리허그'로 점포를 대신했다.
ⓒ Max Lindegger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그래서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8시 30분쯤 점포를 열었다. 아아, 떨리는구나! 누가 될지 모르는 고객을 기다린 지 5분 째, 10분 째, 20분, 30분 째. 40분 째. 비가 온다. 바람이 몹시 분다. 나는 날아가는 책갈피를 몸으로 막아섰다.




오늘 장은 그렇게 크지 않다. 오늘은 날씨가 안 좋은데다가 요즘은 학교 방학 기간이라서 애들이 많이 밖으로 나갔을 거라고, 옆에서 피칸과 꿀, 어린 채소싹을 팔던 맥스가 귀띔했다. 나는 게다가 손님을 끌기 위해 빨강을 입자며 빨강 반팔티를 입고 나왔다. 참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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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사주십쇼 태연한 척 하나 춥습니다.
ⓒ 정성천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돈 벌기 거 되게 힘들구나'하면서 벌벌 떨고 앉은 지 약 두 시간 째. 나는 감격의 첫손님을 받았다. 크리스탈워터스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카일리의 독립해 나간 아들 네이던,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탈워터스를 방문했다가 내 매혹적인 책갈피에 끌림. 여자친구가 한국인이라 한글에 관심이 많았다. 옆에서 구경하던 네이던 친구도 책갈피가 예쁘다며 두 개나 사갔다. 와. 이거 팔리는구나. 내가 내 아이디어로 내 힘으로 만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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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손님이 왕이라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하나 사면 작은 거 하나 덤으로 주겠다고 꼬드기고 있다.
ⓒ 정성천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그 후에 트루디도, 시장에서 케이크와 인형 등을 팔던 론다도, 점포 관리 비용 걷으러 다니던 베리도 하나씩 사갔다. 그래서 총 6개 팔림! 몇 개는 브렌단의 팔찌나 성천이의 향 받침대랑 교환했다. 보람차구먼. 물론 여기에 쏟은 시간과 얻은 돈 관계를 따지자면 한 시간에 몇
백원 꼴의 비루한 시급이지만 얻은 건 돈만이 아니다. 한글강좌 전단은 고객 말고도 그냥 아는 얼굴들에게 무작위로 나눠줬기에 한글을 좀 알리지 않았나 싶어 뿌듯하기도 하다. 크리스탈워터스 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점포 열기, 미션 성공!




여기도 그냥 사람 사는 곳




시장 얘기 나온 김에 크리스탈워터스의 경제 얘기를 한 번 꺼내보자. 일단 첫 뉴스로는 지난 8편에서 내가 친히 자원봉사 도우미로도 나섰던 크리스탈워터스 구멍가게 터커림바가 결국은 닫혔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겠다.




나와 아이들이야 봉사 적극 환영이지만 자원봉사 일정을 조정하는 사람들이 지쳤단다. 그나마 몇몇 있는 자원봉사자들도 오랜 기간 보증된 것도 아니었으니, 터커림바 공간을 인수해서 다른 가게를 꾸려보겠다는 사람에게 넘길 예정이란다. 두 번밖에 일해보지 않았지만 사라지니 마음이 휑하다.




터커림바가 사라진 현재로서 크리스탈워터스 내에서 주민들 상대로 상업을 하는 곳은, 이 시장과 공동 부엌에서 토요일마다 여는 카페, 그 부근에서 역시 토요일마다 열리는 빵집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그 외에 주민들 사이에 서로 정원 채소를 교환하는 등 비공식적인 거래가 있지만 필요한 물건을 얻을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는 이 정도로 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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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탈워터스 토요일 빵집 레스가 금요일마다 밤을 새워 빵을 구워 판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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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가 다른 세 명과 크리스탈워터스를 처음 디자인할 때의 계획은 근교에 또다른 생태마을을 두는 거였단다. 충분히 걸어갈 만한 거리 안에 또 다른 마을을 세 개 정도 두고, 마을 안에서 또 마을 사이에서 물자를 교환해 자립을 꾀하는 것. 그건 현재까지는 이뤄지지 않았기에, 크리스탈워터스의 대부분 주민들은 음식이나 생필품을 구하러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말레니라는 마을로 원정을 가곤 한다.




크리스탈워터스 주민들의 직업은 다양하다. 난 여기 오기 전에 여기 사람들은 뭐하고 사나, 뭐 먹고 사나 궁금했다. 왠지 되게 특별해보이고 뭔가 다른 일을 할 것 같았는데 그다지 별 다를 것도 없다. 여기도 그저 사람 사는 곳.




교수도 있고 주부도 있고 은퇴해서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크리스탈워터스 사람들을 대상으로 미용을 하는 조이, 마을 내에서 작은 DVD가게를 운영하는 파트리아, 크리스탈워터스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카일리와 스코트도 있고, 은퇴했지만 기계수리에 뛰어난 토니는 크리스탈워터스 안의 기계를 봐주며 용돈을 벌기도 한다. 크리스탈워터스 안의 많은 사람들은 기회가 된다면 크리스탈워터스 내의 인력과 서비스를 쓰기를 선호한다. 가까이에 있고 친분도 넓힐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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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리아의 작은 DVD가게 알리샤가 포즈 잡아줬다. 무인 가게. 작은 방에 DVD들이 늘어서 있다. 맘에 드는 DVD를 고르고, 돈은 돈통에 넣고 가면 된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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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크리스탈워터스 내에서의 일자리 창출은 자리가 한정되어 있으니, 크리스탈워터스에 살면서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면 재택근무나 근거리/장거리 출퇴근을 고려해봐야 할 듯. 사실 맥스가 지금 하는 게 거의 재택근무에 가깝다. 마을 내에서 생태마을 코스를 열어 진행하는 것. 전 세계 애들 집 앞으로 불러 모으니 멀리 갈 필요 없이 다문화도 경험하고 얼마나 좋아. 생각해보니 이거 괜찮네. 나중에 만약에 나 크리스탈워터스에 와서 산다면 맥스의 라이벌로 한 번 떠올라봐?






<알리샤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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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 축하합니다  
ⓒ 정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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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샤가 7월 1일을 기점으로 미국에서 법적으로 음주 가능한 나이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만 21세 이상이 음주 허용선이란다. 허나 호주에서는 만 18세 이상이었기에 알리샤는 코스를 하는 지금까지 월요일 밤 식사 때의 와인을 법적으로 즐길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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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의 '쬐끄만' 파티 내가 만든,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일 케이크(나는 케이크 만드는 게 그렇게 귀찮은지 몰랐다)을 먹고, 성천이가 만든 생일 축하 영상을 관람하고, 축하 노래를 부르기
ⓒ 정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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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샤의 가족도 미국에서부터 날라왔다 알리샤 엄마와 두 동생이 휴가 겸 와서 바비큐 파티를 열어줬다. 덕분에 우리는 먹을 복이 터졌다. 브렌단은 감자를 굽고 있나 왜 안 보여.
ⓒ 정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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