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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크리스탈 워터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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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애순 댓글 0건 조회 2,086회 작성일 08-05-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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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 개이! 유트!' 이역만리에서 윷놀이 한판
[호주생태마을] 외국에서 뭣도 모르는 시골살이 6

btn_ntrans.gifbtn_nprint.gifbtn_nsize.gifbtn_nblog.gif00511074.JPG신혜정 (lotof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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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연씨, 우리도 갑니다. 한 통의 꿀을 얻기 위해 우리는 길을 나선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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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이렇게 사랑스운 단어가 또 있을까. 가득 차 있으면서도 귀여운 느낌. 꿀, 꿀, 꿀, 꿀… 자꾸 발음하고 있노라면 어쩐지 돼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알리샤와 나에게는 맥스가 준 꿀 한 통이 있었다.




그걸, 한 스푼 떠 꿀꺽 먹기도 하고 물에 타서 먹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에 넣어먹기도 하고 사과에 발라먹기도 하고(정말 돼지가 된 기분), 데였을 때 바르기도 하고 입술 건조할 땐 입술에 바르기도 하며 한 달이 지나니 거의 없어졌다.




아예 없으면 몰라도 고 사랑스런 것이 있다가 없어지니 허전해지는구만. 이젠 어디에서 꿀을 구하나. 어디긴 어디야, 맥스네 뒤뜰에서 구하지.




꿀 구하러 나서다, 뒷마당으로




4월 22일 아침 7시 반, 팀원들은 여느 때보다 일찍 맥스의 집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약간의 긴장과 약간의 흥분을 담은 얼굴로.
날만 좋다면 오늘이 바로 꿀을 우리가 직접 벌들로부터 얻어오는 그 날이 될 것이다.




맥스는 벌을 친다. 그냥 벌을 치는 게 아니라 벌을 치는 걸 참 좋아한다. 맥스네 뒤뜰에는 맥스가 애지중지하는 벌통이 여러 개 줄을 서 있다. 오늘이, 더 추워지기 전에(호주는 지금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그 벌통에서 꿀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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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가 애지중지하는 벌들이 사는 벌통 사람 웃는 얼굴 같아서 귀엽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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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디는 우리 다섯명의 벌 옷을 준비해놓았다. 사실 우리는 그냥 맥스를 따라가서 보기만 할 거인 주제에 몸을 둘둘 감싸 완전무장을 한다. 쏘이면 아프잖아. 나는 지금껏 한 번도 벌에 쏘여본 적 없다. 하지만 벌에 쏘여 죽은 사람 얘기는 들어봤다. 우구도 아마 들어본 적이 있는지 장갑과 소매 사이의 빈 틈에 넓은 테이프까지 둘둘 붙였다.




그리고 우리는 벌통 앞에 섰다. 만약 뚜껑을 열었는데 얘들 소리가 불길하다, 아무래도 달려들어 쏠 것 같다 싶으면 뚜껑 덮고 오늘 공치는 거다. 하지만 7시 반에 여기까지 왔는데, 벌옷까지 분주하게 차려입었는데, 우구는 테이프까지 둘둘 감쌌는데. 제발 벌들아. 도와줘. 맥스가 뚜껑열 준비를 할 동안 힘껏 기도를 하니, 기도가 통했다. 벌들 웽웽하는 소리에 별다른 파동이 없다. 괜찮다는 얘기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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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껑 열렸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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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꿀, 사랑스런 벌.




처음 우리는 맥스 옆에서
구경만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벌옷까지 차려입은 마당에 뭐 하찮은 거 하나라도 해보고 싶어 하는
아련한 눈빛을 눈치챈 맥스가 바통을 넘기고 지도해줬다. 벌통 뚜껑을 열기 전 연기를 쐬어 벌들을 진정시킨다. 뚜껑을 열고, 벌통에서 인공적으로 넣어준 벌집 하나를 꺼낸다.




물론 벌집에는 벌들이 달라붙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빗자루로 벌들을 살살 쓸어낸 후 벌집을 박스에 담는다. 이 모든 것은 신속하고도 침착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마음의 평정을 잃고 허둥대면 벌들이 이거 침입자 들어왔구나 알아채고 난폭해질 수도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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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자루로 벌들을 쓸어내기 신속하고도 부드럽게.
ⓒ Alicia Mar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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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놀랄 만큼 침착했다. 나도 놀랄 만큼 침착했다. 지금까지는 벌 한 마리 옆으로 다가왔다 싶으면 뭔 지뢰를 밟은 양 발발 떨며 꼼짝 않고, 걔가 지나갈 때까지 숨까지 꾹 참았는데 지금은 수천마리의 벌들을 앞에 놓고 숨을 제대로 쉬고 있다. 벌옷의 힘인가. 아니면 벌들도 사실 그다지 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채서인가.




얘들도 침 한 번 쏘면 죽는데 왜 죽고 싶어 하겠어. 자기를 공격하는 것 같다고 느끼면, 자기가 위험하다고 느끼면 그때서야 쏘는 거지. 그런데 지금까지 나는 걔네들이 꼭 '오늘은 꼭 한 놈 잡아야겠다' 하고 살기등등하게 다가오는 것 마냥 두려워했다. 사실은 얘네가 더 무서울지도 모르는데, 웬 거인이 한 마리 있나 하고. 얘들아, 그 거인도 너희와 싸우고 싶어 하지 않아. 게다가 이렇게 너희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왜 싸우고 싶어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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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워 벌들아. 벌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으로 보이는 나.
ⓒ Alicia Mar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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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이 꽃에 달라붙어 꿀을 빨아 벌집으로 와서 뱉어놓으면 내가 그렇게도 사랑스러워하는 바로 그 꿀이 된다. 저번에는 브렌단이 벌집 앞에 한참이나 서 있길래 뭐하나 했더니 벌들이 분주히 일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벌들은 눈이 없어도 저 하늘에서 날아와 자기 벌통으로 알아서 척척 들어가는데, 개중에는 꽃을 너무 빨고 온 나머지 몸이 무거워 비틀대다 어이쿠 하며 제 집 구멍을 놓치는 녀석들도 있다. 귀여운 것들. 그렇게 열심히 얘들이 꽃을 빨면서 꽃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묻혀 수많은 작물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해준단다.




오전 7시 반에 시작한 우리의 작업은 오후 1시 반에야 끝났고, 벌들이 인내해준 덕분에 무사히, 한 사람도 단 한 방도 쏘이지 않았고, 우리는 이날 작업으로 60ℓ가 넘는 꿀을 벌들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




호주에서 맞는 한국의 밤




나와 성천이가 지금껏 미뤄왔던 큰 일은 바로 '한국의 밤 열기'였다. 비록 우리 팀 멤버에 국한된 작은 한국의 밤이지만 그래도 뭔가 멋지게 해봐야 하지 않겠어? 마침 금요일이 호주의 국경일로 휴일인지라, 우리는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4월 26일 토요일 한국의 밤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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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상 떡 벌어지게 차렸다 맛은 장담 못 했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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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샤, 우구, 한 달 만에 돌아온 반가운 샘이 함께 했다(브렌단은 가족회의가 있어 오지 못했다). 우리가 생각한 만큼 원활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즐거웠다. 성천이와 나는 사실 진정 많은 음식을 계획했었다.




밥, 된장찌개, 떡볶이, 호박전, 부침개. 일단 호박이 없어 성천이는 당근을 썰어 전을 했다. 신선한 당근이 아삭아삭하게 씹혔다. 나의 된장찌개는 내가 뭘 잘못한 건지 어째 좀 신 맛이 났다. 또한 나의 떡볶이는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장이 오래 묵었는지 어쩐지 좀 칙칙했다. 있는 야채 갈아 한 성천이의 부침개는 그 모양과 질감이 흡사 핫케이크 같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멋모르고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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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천표 홈메이드 윷놀이로 한 판 즐기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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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천이는 비료더미 옆에 있던 목재로 윷을 만들었고, 놀이판도 안 쓰는 상자를 재활용해 뚝딱 만들어 윷놀이판을 벌였다. 사실 나도 지금까지 윷놀이법을 잘 몰랐다가 이 날에야 배웠다(나는 그냥 내 차례 오면 던지면 사람들이 다 알아서 말 이동해줬다). 다들 처음엔 뭐가 뭔지 몰라 어리둥절하다가 점차 룰을 알아차리더니 나중에는 '도우!' '개이!'
'유트! 유트! 유트!' 외치며 엄청 몰입, 흥분과 열정의 윷놀이를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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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비상하게 빛내며 강좌에 몰입하는 참여자들  
ⓒ 정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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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 역사에 대한 작은 강좌를 준비했다. 단군신화에서부터 시작된 작은 강좌. 우구와 샘이 질문하고 얘기하고 하다보니 더 커졌다. 우구가, 남한은 일본과 문화가 비슷하고 북한은 중국과 비슷하다고 봐도 되냐 해서 난 폴짝 뛰며 아니라고 하고 한국전쟁과 남북한에 대해 가르쳐줬다. 잘 가르쳐줬겠지? 사실 한글에 관한 강좌도 준비했는데 이거 끝나고 보니 밤 11시가 다 되어 눈물을 머금고 사람들을 보냈다.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다.





<크리스탈워터스에서 만난 사람들 ⑥ 샘 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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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 러슨 한달 여의 공백 끝에 돌아온 우리의 왕고참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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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아온 샘,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샘! 최강 닭팀의 또 한 명의 일원인 샘, 처음 2주 같이 있다가 친구 장례식과 아버지의 병환으로 한 달이나 자리를 비웠던 샘, 고작 2주 같이 있었을 뿐인데 우리는 한 달 내내 뭔가 빠진 듯한 허전한 기분을 느꼈었다. 그런데 그가 드디어 4월 26일 도착했다.


1965년생으로 우리팀의 왕고참이며 유일한 현지민, 호주인인 샘. 샘은 지금껏 여러 가지 일을 해봤는데 그 중 농장일이 가장 좋단다. 사무실에 들어앉아 하는 일은 싫고, 동물과 식물을 좋아하는데다가 농장일은 매일마다 조금씩 다른 일들이 벌어진다고. 돈은 많이 못 벌지만 행복하게 웃을 수 있으니 괜찮단다. 이 코스에 오기 전에 샘은 아버지의 농장을 기본으로 두고, 다른 9개의 농장을 농장주로부터 맡아 관리해주고 있었단다. 동시에 경매장에서 판매자로도 일하고. 엄청 바빴겠다.




사실 샘은 10년도 더 전부터 크리스탈워터스와 인연을 맺어왔다. 유기농법과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다가 맥스의 코스를 들었던 것. 이번에도 이 코스가, 배우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또 분주한 삶에서 한 발짝 떨어져 호흡을 조절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마침내 여기로 왔다.




샘의 꿈은 자신의 농장을 가지는 거다. 유기농법을 써 가꿀 그 농장을 교육센터로 활용하고도 싶단다. 어린이들도 와서 보고 가고, 관심 있는 사람도 와서 배우고 갈 수 있는 교육장을 마련하고 싶단다. 세계적으로, 신선한 먹을거리가 점점 귀해지고 있는 상황에 먹을 것을 직접 가꾸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샘은 따뜻하다. 부지런하다. 언제나 정규 수업 외 잡일에는 샘이 나섰었다. 아이같이 웃는다. 샘이 40대라는 걸 난 인터뷰를 하면서야 알았다. 한 달 만에 돌아온 샘을 우리는 매우 반겼지만 샘은 금요일에 다시 돌아가서 편찮으신 아버지를 보살펴 드려야 한다. 지금은 가족을 돌볼 시기라고 생각한단다. 샘이 이번에 다시 가면 이번에는 정말로 언제 돌아올지, 혹은 돌아올지 안 돌아올지도 확신할 수 없다. 고작 일주일 머물고 떠날 거라니. 샘은 이번에 사실 내 인터뷰 받기 위해 돌아온 거라고 나랑 농담 따먹기했다.




샘의 아버지, 수술 잘 받으시고 잘 회복하시길 모든 게 순조롭길. 그리고 샘이 코스에 다시 돌아와서 우리의 든든한 왕고참이 되어주길.





덧붙이는 이야기




사실 우리는 저번 주에 1박 2일로 피서를 갔다. 크리스탈워터스에서는 차 타고 버스 타고 갈아타고 세 시간 쯤 가는 누사라는 해변 지역. 저번 주 주말은 어쩐지 더 추워지기 전에 피서를 갈 마지막 기회처럼 보였다. 성천이는 다른 스케줄이 있어 못 간다 하고 알리샤와 브렌단, 우구와 내가 인터넷으로 찾아본 누사는 하얗게 깔린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가 있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지역. 우리는 한껏 들떠 백팩커를 예약하고 버스편을 찾아봤다. 우리가 예약한 백팩커에서는 뭔진 모르겠지만 서프보드도 무료로 빌려준단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피서를 떠나기 위해 금요일 밤에 기사까지 다 써놨다. 그리고 이것저것 먹을 것 챙겨 토요일 아침 출발, 앗싸 신난다! 했는데 비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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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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