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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리 댓글 0건 조회 2,166회 작성일 08-04-1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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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부는 목동을 꿈꾸다... "앗! 똥 묻었어!"
[호주생태마을] 외국에서 뭣도 모르는 시골살이 2

btn_ntrans.gifbtn_nprint.gifbtn_nsize.gifbtn_nblog.gif00511074.JPG신혜정 (lotof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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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크리스탈워터스에서의 아침 스케줄은 오전 9시에 시작한다. 그러나 3월 24일, 월요일에는 오전 7시 45분에 시작되었다. 맥스와 샘만 빼면 다들 최소한 아침형 인간은 아니었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우리는 중대한 사명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오전 7시 45분에 우리집 앞에 맥스의 차가 도착했다. 나와 알리샤, 맥스와 샘이 한 차에 타고, 트루디가 모는 차에는 나머지 멤버, 성천이와 우구, 브렌단이 탔다.




두 차는 크리스탈워터스를 벗어나 곧 시골 도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차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모두의 얼굴에는 결연한 의지가 번뜩이고 있다, 고 하면 좀 오바고.




소 위에 걸터앉아 한가롭게 피리나 불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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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그가 옵니다 맥스 친구 에디, 소 먹이를 미끼 삼으니 소가 떼로 온다.
ⓒ 신혜정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지난 기사에서도 언급한 바지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소 젖 짜기''다. 맥스에게는 몇 마리 소가 있지만 젖짤 만한 소가 없다.

그래서 크리스탈워터스에서 몇 ㎞ 떨어진 맥스 친구 에디의 농장에서 소 한 마리- 소 이름은 ''비''인데 그냥 ''비''라고 쓰면 헷갈리니 앞으로 ''#비''라고 칭하겠다-를 빌려올 예정. 갈 때는 이렇게 편하게 차 타고 가지만 올 때는 소와 함께 걸어오기로 했다. 10㎞ 대장정이다.




차는 곧 에디의 농장에 닿았다. 에디는 #비를 데려올 테니 기다리란다. 소를 처음 데려올 때 여러 명이 가면 소가 혼란스러워 한단다. 알았다고 하고 다들 각오에 차서 차타고 왔던 것과는 대조되게시리 무력하게 시시껍절한 장난을 치고 앉은 지 20분 째. 마침내 그가 온다.



지난주에 맥스가 "소 데리고 두세 시간쯤 걸어오자"고 했을 때 내 머리 속에 떠오른 풍경은 ''소피리 부는 목동''이었다. 누런 소 위에 걸터앉아 한가롭게 피리를 부는 목동. 그게 아니라면 풀꽃을 두어 개 머리에 꽂고 평화롭게 소와 함께 들판을 걷는 목동. 그러나 환상은
곧 깨졌다. 현실은 달랐다. 확연하게.




일단 소가 저절로 사람을 따라오기를 기대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거대한 소를 힘으로 끌고 오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비의 송아지를 인질 삼았다.




10㎞ 대장정, 마라톤 완주의 감동이 이에 비할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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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생각한 것과는 좀 다른 송아지에게 목줄을 채우고 끌고 간다.
ⓒ Alicia Mar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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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모정을 이용한 소 몰기. 송아지를 끌고 가면 엄마인 #비가 음메 음메 하면서 따라온다.
ⓒ 신혜정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송아지는 목줄을 빠져나가려고 용쓰고, #비는 염려하듯 혹은 우리에게 경고하듯 ''음메 음메'' 하며 거리를 유지한 채
송아지를 따라간다. 뭐가 이렇게 미안한 마음이 드냐.



그렇다고 해서 그 방법도 쉬운 게 아니다. 송아지는 요동을 쳐서 송아지 끌고가는 에디의 등은 벌써 땀으로 흠뻑 젖었다. 맥스가 가까이에 있던 나 보고 송아지 엉덩이를 밀어주라길래 가서 밀어줬더니, 송아지가 힘겹게 가긴 가는데 내 손에는 똥이 묻었다.




#비라고 송아지를 원만하게 따라가는 것도 아니라서 중간중간 풀밭이 나오면 풀밭으로 빠지고 숲이 나오면 숲으로 빠진다. 차가 빠르게 지나가면 놀라서, 기껏 죽을 똥을 싸면서 온 길을 빠르게 되돌아간다. 비는 비대로 오고 #비는 #비대로 가고.




몇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대열이 정비되었다. 맨 앞과 맨 뒤에 한 명씩 파수꾼 역할을 하며 차가 오면 속도를 줄여달라고 부탁한다. 중간에는 에디가 송아지를 끌고 가고 나머지 멤버들은 그 옆에서 따라가다가 혹시 #비가 옆길로 빠지면 몰고 온다.




송아지와 #비도 얼마쯤 지나자 걷는 것에 대충 적응한 듯 싶다. 그렇게 걸은 지 3시간 여, 우리는 마침내 우리에 닿았다. 마라톤 결승점 도착의 감동이 이보다 더할까. 송아지가 자유의 몸이 되어 #비와 붙어있는 걸 보니 마음이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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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차가 되니 나름 대열이 정비되었다. 나는 맨 뒤에서 파수꾼 역할을 맡아 오는 차들에게 앞에 소가 있으니 속도를 줄여달라고 웃으며 신호를 보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 신혜정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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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 일 났나비? 캥거루들은 구경났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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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도착! 마라톤 결승점의 감동이 이보다 더할까. 우리에 안착한 #비와 송아지.
ⓒ 신혜정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인간에게 필요한 10가지는, 뭐?




처음에 언급했듯, 원래 크리스탈워터스에서의 아침 스케줄은 보통 9시에 시작한다. 그리고 오전에는 ''에코센터''라는, 강의실 겸 도서관 겸 휴식처에서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육체노동- 지난주에는 잡초뽑기 위주-을 한다. 화요일에 어김없이 우리는 9시에 모여서 수업을 받았다.




이제 50% 정도는 알아듣겠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한 번 정신을 놓으면 걷잡을 수가 없어서 그렇지. 맥스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중얼거리면서 듣는다. 집중력이 많이 필요하고, 보기에 좀 이상해 보일 수는 있지만 이해하기는 한결 낫다.




맥스가 잘 수업하다가 갑자기 세명 세명씩 조를 짜라 한다. 갑자기 뭔 일이여. 잠깐 정신줄을 놓고 있었던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상황 파악을 못한다. 더 당황스럽게도 여자가 두 명이니까 나랑 알리샤 보고 "남자 두 명씩 선택하라"고 한다.




뭐여, 갑자기. 아니 그보다 이 중에 어떻게 두 명을 고르남. 다 귀중한 남자들인데. ''나 그냥 네 명이랑 같이 하면 안 될까'' 하면서 전전긍긍하는데 알리샤가 먼저 샘과 브렌단을 찍었다. 나는 자동으로 우구와 성천이. 난 다 좋다, 응흥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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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풍경은 대략 이렇다. 강의실이자 도서관이자 휴식처인 에코센터에서 수업을 받는다.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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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이란 시간 동안 두 조에게 주어진 과제는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 10가지''를 찾는 것. 셋씩 셋씩 머리 맞대고 골몰한다. 쉬운 것 같았는데 이렇게 보니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일단 나는 당연히 "먹을 것이 첫째"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리고 우리에게서 이어 나온 답안은 공기·물·잠자리·옷·동료·사랑·행복·동물·생태계. 알리샤의 조와 맞춰보니 답이 별반 다르지 않다.




맥스가 다른 멤버들과 1985년에 크리스탈워터스를 짓기 위한 프로젝트에 처음 착수할 때 도 이런 과정을 먼저 거쳤단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기. 그래서 생각한 것은 다음 8가지,
깨끗한 공기·물·음식·잠자리·영혼의 자유·사회적인 교류·의미있는 활동이나 일· 재미 그리고 그 필요가 곧 마을을 디자인하는 원칙이 되었다.




친해지려면 얼마든지 친해질 수 있다




크리스탈워터스에서는 길을 걷다 차가 지나가면 손을 흔든다. 그럼 운전자도 마주 흔든다. 차 운전자가 내 손 흔드는 것을 보고 답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간다는 얘기다. 크리스탈워터스 내에서의 차량 제한 속도는 30㎞. 차를 타고 가면서도 서로 소통할 수 있다. 가끔씩 출현하는 캥거루를 피해갈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처음 78만평 초지에 길을 내고 저수지를 만들고 집을 짓고 했던 것은 말할 나위도 없음이요, 지금까지 이어지는 차량 속도 제한 따위의 마을을 움직이는 작은 바퀴들도 위의 8가지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깨끗한 공기·물·음식·잠자리, 영혼의 자유까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치고 사회적인 교류나 의미 있는 활동, 그리고 재미에.




여기에서도 물론 다른 사람과 교류 끊고 살자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다, 친해지고 싶다 마음먹는다면, 최소한 도시보다는 쉽다. 일단 마을 규모가 작고, 집들은 대 여섯 가구씩 모여 있다. 이웃과의 교류가 쉽다.





의외로 맥스는 가까운 이웃들과 안 친하다고 하지만(쓸쓸한 얼굴로 "강요할 수는 없지"라고 말했다) 다른 집들은 서로 모여 생일파티도 크리스마스 파티도 하고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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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탈워터스 지도 하얀 네모들이 건물. 집이 몇개씩 뭉쳐있어 이웃 간 교류가 쉽도록 디자인되었다. 검은 부분은 저수지.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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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마을 단위 이벤트가 많다. 매주 금요일 밤에는 크리스탈워터스 내에서 DVD대여점을 하는 파트리아 주최로 에코센터에서 영화의 밤이 열린다. 영화를 보기 원하는 사람은 5달러(요즘 환율로 1호주달러는 800~900원)를 내고 보고, 본 후에는 같이 자유롭게 얘기하다 자리를 뜬다.




같은 금요일 밤, 다른 곳에서는 또 다른 거주자의 맥주의 밤이 열린다. 아직 안 가봤지만 10달러 내면 맥주를 무한정 먹을 수 있단다. 매주 화요일에는 또 다른 거주자가 주최하는 요가 강습(물론 유료)이 있다. 외부인이 하는 강연도 가끔씩 열린다. 좀 더 있겠는데 그건 아직 나도 모른다. 나중에 발견하면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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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밤에 참여하다 우리 참가자들은 무료로 볼 수 있다. 이웃과 교류를 증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긴 한데.. 하필 이 날의 영화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시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어가 아주 실하게 꽉 찬 영화다. 이건 뭔 말이며 저건 뭔 말이냐 하며 정신을 잡았다 놓았다 하며 보고 난 직후.
ⓒ 정성천
icon_tag.gif크리스탈워터스

그리고 이번 회부터 사람 이야기를 싣는다. 일단 우리 프로그램 참가자 나 빼고 5명과 맥스, 그리고 가능하다면 크리스탈워터스의 거주자들까지. 형식은 자유고 순서도 자유다. 일단은 나의 홈메이트 알리샤가 스타트를 끊는다.






[크리스탈워터스에서 만난 사람들①] 알리샤 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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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icia Marvin, 인턴쉽 참가자 6명 중 1인. 현재 나의 동거인.
ⓒ 신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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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샤는 1987년생, 미국 버몬트에서 왔다.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다가 2학년 과정을 마치고 휴학했다. 자기는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집을 짓고 싶은데 학교에서는 주로 거대하고 미친 (실험적이라는 것을 다른 말로 한 것 같다) 건물 짓기를 가르친단다.




학교 수업에서 생태마을 관련 이야기를 접하고 이번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알리샤는 미래에 대해 열심히 생각 중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도시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여 있다고, 생태마을보다 더 도시에 적합한 마을 형태를 찾고 싶단다. 단 사람과 사람과의 유대를 보장하는 공동체 형태로.




2주 전에 처음 만나가지고 내 10년 친구랑도 안 해봤던 동거를 하게 되었는데 나랑 잘 맞는다. 알리샤는 착하고 든든하다. 이전 글에 언급한대로 아직 영어가 딸리는 내 가정교사가 되어줌은 물론 밤에 풀숲을 걸을 때는 나를 개구리와 두꺼비로부터 지켜준다(나는 귀신은 안 무서운데 개구리·두꺼비는 무섭다).




수줍음을 좀 타는 성격인데 그와는 안 어울리게 굉장히 활동적이다. 수영이든 스카이다이빙이든 뭐든 몸으로 하는 활동은 다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주 금요일에는 다같이 놀이터에 갔는데 우리 둘이 미친 듯이 제일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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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듯이 잘 노는 사진  
ⓒ 정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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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만 음악 취향은 잘 안 맞는 듯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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