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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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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리짱 댓글 0건 조회 1,834회 작성일 05-01-0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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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후 식목일 전후한 때에 텔레비젼에서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무 심는 사람" 제목을 잊지 않고 있었는데
오래된 미래 마을에 가니 글이 올라 와 있어 가져왔습니다.

제 기억속에 또렷하게 남아있고 아버님을 연상케 했습니다.



-나무 심는 사람-

1913년 나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의 어느 산악지대를 장기간 여행하게 되었다. 프로방스 지역에서 올라가는 알프스의 고지대였다. 그곳은 야생 라벤더 말고는 아무 것도 자라지 않는 황무지로서 옛 마을의 흔적만 있을 뿐, 샘터조차 말라 있었다. 구름 한점 없는 초여름 날씨에도 버려진 마을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는 먹이를 먹다 빼앗긴 짐승의 울음소리와도 같았다.

나흘째 어떤 사람을 만났다. 30마리의 양을 치는 그는 내게 호리병박의 물을 마시게 해주었고, 고원의 우묵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자신의 집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거기엔 깊은 자연 우물이 있었다.

그의 집은 정갈하였다. 돌로 지은 집의 지붕도 단단해 그 안에서는 바람도 잠잠하게 느껴졌다. 엽총은 잘 기름칠 되어 걸려 있었고, 난로엔 스프가 끓고 있었다. 혼자 사는데도 그의 옷차림은 매우 단정했다. 그의 성격을 보여주듯 해진 곳을 기운 자국도 아주 꼼꼼했고, 단추 하나 떨어지거나 느슨하게 달려 있는 것이 없었다. 혼자 사는 사람이 대개 그렇듯 그는 별로 말이 없었다. 개도 주인을 닮아 조용했다.

식사 후 양치기는 작은 자루를 들고 와 테이블 위에 도토리를 쏟아냈다. 그는 도토리를 하나하나 매우 꼼꼼하게 살피며 상한 것과 온전한 것을 가렸다. 내가 도와주겠다고 하자 그는 자기의 일이라고 했다. 백 개의 흠 없는 도토리를 골라낸 다음 그는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그는 양떼는 개에게 맡긴 다음 저편 황무지로 가 쇠 지팡이로 구멍을 뚫고 거기에 물에 불린 도토리 하나를 넣고 흙을 메웠다. 나는 이것이 당신의 땅이냐고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했다. 나는 땅주인이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런 것엔 관심 없이 백 개의 도토리를 아주 조심스럽게 심어나갈 뿐이었다.

점심을 먹은 후 그는 또 도토리를 골랐다. 지난 3년 동안 그는 10만 개의 도토리를 심었는데, 그 중에서 2만 개가 싹을 틔웠으며, 다시 그 중 절반은 다람쥐가 갉아먹거나 다른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일로 없어져 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다 해도 전에는 나무라고는 없던 곳에 만 그루의 참나무가 자랄 것이다.

그제서야 나는 양치기의 나이가 궁금해졌다. 쉰다섯이라고 했다. 이름은 엘지아 부피에. 전엔 평지에 농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뿐인 아들과 아내를 잃은 다음 조용한 산 속으로 들어왔다. 그는 이곳이 나무가 없어 점점 죽어가고 있으며, 또 달리 할 일이 없기에 도토리를 심는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앞으로 30년 후면 이 만 그루의 참나무가 굉장한 숲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셔서 30년 동안에 더 많은 나무를 심는다면 지금 뿌리를 내린 만 그루의 나무는 바다에 물 한 방울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다음날 우리는 헤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나는 5년간 전쟁터에 나가 있었다. 전쟁의 갖가지 참상을 겪은 나는 제대 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충동에 끌려 예전의 고지대로 향했다. 황무지는 이미 숲이 되어 있었다. 그가 처음 도토리를 심어 가꾼 참나무는 10년이 되어 내 키보다 컸다. 숲은 세 구역이나 되었는데, 제일 넓은 곳은 폭이 무려 11킬로미터나 되었다. 1915년에 그는 자작나무도 심었다.

그의 인격에 감동한 나는 1920년 이후로 매년 그곳을 찾아갔다. 산림관청의 관리들은 숲이 저절로 생겨났다고 신기해 하며, 그 숲을 일군 부피에에게 ‘저절로 자라난 자연의 숲’에 산불을 내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나중에 시찰 나온 정부 대표단 역시 새로 ‘저절로 자라난 자연의 숲’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한 때 목탄차의 연료 공급을 위해 숲이 파괴될 위험에 처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그 위기는 숲이 마을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나무를 베어오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 비켜갈 수 있었다. 부피에는 그런 일도 모른 채 묵묵히 나무 심는 일을 계속했다.

세월이 흘러 1945년에 나는 다시 놀라운 광경을 그곳에서 보게 된다. 예전에 아무도 못 살고 떠났던 그곳에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었다. 오직 한 사람의 육체와 정성만으로 오래도록 버려진 황무지를 다시 평화와 풍요의 땅으로 바꾸어놓은 것이다. 나중에 새로 이주해온 사람들까지 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 한 사람 덕분에 새로운 낙원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

나무를 심은 사람, 엘지아 부피에는 1947년 여든아홉 살의 나이로 바농에 있는 요양원에서 편안하게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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