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프로젝트에 묻혀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은 일 년 전에도 그리고 오늘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 10월 나는 큰 프로젝트의 매니저로서의 역할에 긴장을 넘어서 두려움까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의 모습이 이전과 비교해서 얼마만큼이나 변했는지 되돌아보고 싶다.


바쁘게 일하니까 모두 잘 해결되겠지?
지금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동전화 번호 이동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되던 시기였다. 2004년 1월 1일부터 이 서비스를 시행하도록 한 정부의 결정을 따르기에는 현실적으로 수많은 난관이 있어 불가능해 보였다. ‘지금 바쁘게 일하고 있으니까 모두 잘 해결 되겠지’ 라는 말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런데 무조건 바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었다. 그러다가 ‘톱질하기에 너무 바빠서 톱날을 갈 시간이 없다.’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었다. ‘아차, 혹시 내가 이러한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에게 들은 한 마디 말이 내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왔다. 지금 아무리 바쁘더라도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어떻게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건지’에 대한 기본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에 이르렀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에 관해 기본부터 교육한다는 본 프로그램을 찾게 되었다.


천군만마와 함께 ‘번호 이동성’ 프로젝트의 큰 맵을 그리다
사실 16시간 만에 본 과정에서 전달하고 있는 내용들을 모두 이해하고 습관화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교육과정 중에 소개된 프로젝트 맵과 플랜 플러스는 나에게 곧 천군만마의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졌던 이틀간의 소중한 교육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의 기본이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행하려고 할 때 막막하고 답답하기만 하지 않은가? 프로젝트 맵은 어려운 프로젝트를 쉽게 접근하게 도와주는 도구로서 적격이었다. 나는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좀 더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 추가 교육을 받았고, 덕분에 ‘번호 이동성’ 이라는 큰 프로젝트의 맵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맵을 그대로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전체 프로젝트를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인가 생각이 날 듯 말 듯하여 아무렇게나 메모된 작은 노트를 이쪽 저쪽 뒤지기 일쑤다. 그리고 하루 일을 끝내고 문을 나설 때도 개운치가 않다. 뭔가 오늘까지 처리해야 할 것이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한 이런 경험은 나만의 것일까? 나는 플랜플러스라는 또 하나의 유용한 도구를 만났다. 이 훌륭한 계획관리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나는 더 이상 전과 같은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지금도 나의 플랜플러스에는 일상의 스케줄이 가득 차 흐르고 있다.


잊지 않은 아내의 생일, ‘나의 플랜플러스야, 고맙다’
프로젝트 맵과 플랜플러스를 이용한 프로젝트 수행이 직장에서만 가능할까? 무뚝뚝하기 그지 없는 경상도 남편과 함께 살아주기가 벌써 10년 째인 아내의 생일이 얼마 전이었다. 바로 그날 나의 플랜플러스는 오늘이 바로 국군의 날이자 아내의 생일이라고 내게 알려주었다. 퇴근하는 길에 집 앞 꽃가게에 들러 장미와 국화를 손에 들고 집에 들어섰다. 아내는 뜻밖이라는 표정이었지만 환한 미소는 숨기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친정 엄마께 전화를 다시 드려야겠단다. 아까 통화하면서 오늘도 아내의 생일인 줄 모르고 늦게 귀가할 거라고 했단 것이다. ‘휴~ 다행이다. 나의 플랜플러스야, 고맙다.’
본 과정에서 배운 3인 학습법을 이용해서도 가정의 행복 지수를 높여가고 있다. 나는 일상에서 배운 유익한 것들을 아내에게 설명해주며 내가 학습한 것을 다지고, 아내는 그 것을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렇게 나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로 변신했으며, 이제는 10년 후에 또 다시 변해 있어야 할 모습을 떠올리며 진정한 행복 프로젝트를 설계하려 한다.




조규열



SK Telecom 과장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11기 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