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팜

쇼핑몰 검색

#한과   #자갈한과   #블루베리   #2023   #2024   #곶감   #망개떡  

경영

뜨는 기업 무엇이 다른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리 댓글 0건 조회 1,501회 작성일 06-10-22 14:25

본문

GM과 Ford의 실적부진에 따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도요타의 성공 이야기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이 경쟁에서 승리한 ‘뜨는 기업’이 있으면 경쟁에서 패배한 ‘지는 기업’도 있기 마련이다. 강한 상승 기운이 느껴지는 기업과 왠지 기력이 다한 듯한 느낌의 기업, 소위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최근 도요타(Toyota)의 성공이야기가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6년을 고비로 도요타가 GM을 제치고 글로벌 넘버원 자리에 등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도요타의 혁신 프로그램과 성공 이야기를 담은 간행물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반면, 지금까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넘버원 자리를 지켜왔던 GM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르노닛산과의 제휴 및 합병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애플(Apple)은 MP3플레이어 아이팟(iPod)으로 성공 신화의 전형을 만들었다. 과거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PC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애플이었지만,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저한 사전 준비로 아이팟이라는 대박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트 잭웰치’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한때는 실패한 경영자로 애플에서 물러났던 스티브 잡스였지만, 이제는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경영자로 애플의 지휘봉을 다시 잡게 된 것이다. 여세를 몰아 애플은 아이팟의 후속 아이템을 출시하면서 계속되는 성공 스토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반면, 한국의 기린아로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호령했던 레인콤이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다. 2004년 4,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레인콤이, 애플의 아이팟 성공에 밀려 2006년 상반기 720억 원 수준으로 매출이 급감하였고 급기야 44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성공 신화에 들떠있던 레인콤이 하루아침에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애플과 레인콤, 그들에게 과연 무슨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도요타, 애플과 같이 강한 상승 기운이 느껴지는 기업, 반대로 GM, 레인콤과 같이 왠지 기력이 다한 듯한 느낌의 기업, 소위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에게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1. 고객과의 경쟁에 몰입한다

‘뜨는 기업’은 고객이 지금 이순간에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하지만, ‘지는 기업’은 과거의 고객에게 집착하여 고객이 움직이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의 마음을 붙잡아두기가 쉽지 않게 된다. 여기서 기업과 고객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전개된다. 기업은 고객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고객은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앞서 움직이려고 한다. 이러한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어야 비로소 ‘뜨는 기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고객과의 경쟁보다는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오히려 다른 기업은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동반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른 기업이 고객과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비로소 고객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소위 경쟁 기업은 고객과 시장의 흐름을 읽게 해주는 좋은 지표(Market Indicator)이자 훌륭한 게임 파트너(Game Partner)라고 할 수 있다.

도요타(Toyota)는 누구보다도 고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반면 다른 경쟁 기업들은 자동차 성능 개선에 주로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사실상 자동차는 고객에게 있어서 집을 제외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따라서 오늘날 고객에게 있어서 자동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제2의 휴식공간으로서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도요타는 고객이 자동차를 타면서 가장 원하는 것이 바로 ‘편안함’, ‘안락함’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편안함이 오늘의 자동차 구매자가 갈구하는 본질적인 욕구(Intrinsic Needs)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더 편안하게, 더 안락하게, 더 부드럽게, 도요타의 렉서스(Lexus)가 지향했던 고객 가치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수준을 넘는 편안함으로 고객과 치열한 니즈 경합을 벌였다. 그래서 결국 도요타는 고객과의 니즈 경합에서 이겼고, 도요타는 늘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GM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이동수단으로서의 자동차 성능에 더 많은 가치를 두었다.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위해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구현하였고, 이에 대한 대가로 고객에게 높은 비용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그러한 자동차 성능에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기대하는 고객들은 벤츠, BMW 등과 같은 독일 브랜드를 선택하였고, 편안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고객들은 도요타와 현대자동차와 같은 합리적 가격의 자동차를 선택한 것이다. 어디에서도 GM은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지 못했다.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앞서가지 못한 GM은 점차 매출이 줄어들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도 더욱 좁아지게 되었다. 결국 오랫동안 지켜왔던 글로벌 넘버원의 자리를 도요타에게 내줄 신세로 내몰리고 만 것이다.

2. 새로운 변화와 트렌드를 주도한다

소위 ‘뜨는 기업’들은 새로운 개념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우리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켜 왔다. 고객이 원하고 기대하는 것을 한발 앞서 구현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객의 잠재 욕구까지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고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렇게 앞서 가는 기업을 고객은 따라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뜨는 기업’들은 늘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 있다.

만도가 내놓은 딤채 김치냉장고도 고객들을 놀라게 하는데 충분했다. 김치 냄새가 잔뜩 배어 있는 냉장고를 열면서 얼굴을 찌푸렸던 가족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그래서 냉장고에 있던 사과, 우유, 빵은 늘 김치 냄새를 달고 다녔다. 그렇다고 김치를 땅에 묻어놓고 먹을 수도 없었다. 고객들은 그러한 문제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도가 내놓은 김치냉장고는 그러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었다. 기업이 고객을 앞서 간 것이다. 만도의 김치냉장고를 필두로 김치냉장고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화장품냉장고, 과일냉장고, 와인냉장고 등 다양한 기능의 냉장고가 시장에 나왔다. 이를 계기로 냉장고 시장은 분화와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게 되었다.

모토로라는 최근 휴대전화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업체 노키아가 시장점유율을 1% 늘리는데 그친 반면, 모토로라는 시장점유율을 4%나 늘렸다. 3위 삼성전자와의 간격도 더욱 벌어졌다. 이렇게 모토로라가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휴대전화의 슬림화를 주도한 레이저폰(RAZR) 개발에 있었다. 그 동안 고객들은 ‘작은 것’에 커다란 관심을 보여왔다. 바(Bar)형에서 플립(Flip)형으로, 다시 폴더(Folder)형에서 슬라이드(Slide)형으로 휴대전화의 진화는 계속되었다. 그러한 크기 변화와 함께 기능의 복합화도 점차 가속화되었다. MP3플레이어, 카메라, 진단키트, DMB 등의 기능이 휴대전화 하나에 집약되면서 휴대전화의 크기와 부피도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심플한 기능의 얇은 휴대전화 ‘레이저(RAZR)’를 만나게 되면서 크게 달라졌다. 복잡한 기능의 휴대전화를 버리고, 단순하면서도 휴대하기 좋은 슬림형 휴대전화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서 휴대전화 시장의 커다란 트렌드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기능 복합화에 노력을 집중했던 휴대전화 업체들이 방향을 선회, 앞다퉈 기능을 단순화하면서 슬림형 휴대전화 생산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애플도 한동안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한국의 작은 기업 레인콤의 약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작고 예쁜 아이리버(iRiver)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레인콤의 입지가 급속하게 커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고 예쁜 아이리버였지만, 가격도 비쌌고 멀티 기능 버튼이 사용자를 난처하게 만든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었다. 물론 작고 예쁜 디자인만으로도 아이리버는 그 핸디캡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객들이 아이리버의 핸디캡을 참은 것이지,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고객들의 작은 불만 요인에 착안해, 애플은 값싸고 조작이 간편한, 대용량의 아이팟(iPod)을 시장에 내놓았다. 아이팟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100달러 남짓한 아이팟을 사기 위해 고객들은 앞다퉈 자신의 주머니를 열었다. 그렇게 애플의 아이팟은 작고 예쁜 고가의 MP3플레이어가 주도하던 시장을, 조작이 간편하고 메모리 용량이 큰 저렴한 MP3플레이어 시장으로 흐름을 바꾸었다. 이러한 흐름 변화에 맞춰 다른 경쟁업체들도 아이팟과 같은 심플하고 저렴한 대용량의 MP3플레이어를 앞다퉈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업계의 ‘뜨는 기업’, 도요타는 이미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카의 양산화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꾸준히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불어닥친 유가의 고공행진이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재촉하면서 사람들은 도요차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이러한 커다란 변화 때문에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도요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도요타가 이미 고객 앞에 서서 고객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을 따라가는 다른 자동차업체로서는 도요타가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가 이미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쥐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미래 트렌드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소위 ‘뜨는 기업’들은 ‘지는 기업’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뜨는 기업’의 뒤에는 늘 고객이, 그 고객 뒤에는 다른 경쟁기업들이 줄을 서게 된다. 따라서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로 대부분의 ‘지는 기업’들은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앞서서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행사하지 못하고 늘 고객의 뒤에서 고객을 뒤따라간다. 앞서 있는 고객이 뒤에 있는 기업을 선택할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기업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3.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자를 이기는 방법은 경쟁자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비즈니스에 있어서 최대 경쟁자는 고객이다. 고객을 이기기 위해서는 고객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고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그래서 쉽게 지지 않는다. ‘뜨는 기업’들은 적어도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일시적인 트렌드 변화에 편승하여 성공을 거둔 기업은, 소위 ‘뜨는 기업’의 자리를 차지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 우연히 트렌드 변화에 편승할 수 있었던 기업은 불행하게도 새로운 트렌드 변화를 준비할 시간과 능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새로운 변화로 인해, 기존에 얻었던 과실마저 모두 까먹을 가능성이 크다. 언젠가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는 기다림만으로 기업의 운명을 내맡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 수 없는 기업은 ‘뜨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기업은 결국 ‘지는 기업’ 명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지는 기업’의 CEO들은 자신들이 너무 시장을 앞서갔기 때문에 현재는 어렵지만, 곧 기회가 올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이미 그들은 고객의 앞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옆에 서있는 것이다.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거나,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는 고객의 앞에 설 수 없다. 고객보다 앞서 있는 기업은 스스로의 힘으로 고객을 앞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은 그런 기업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고객 옆에서, 고객이 자신의 뒤에 와 서주기만을 기다리는 기업에게 고객은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다.

레인콤의 성공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과 열정이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소위 디자인 경영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아이리버 이후에 이를 대신할 후속 제품이 제때 나오지 못했다. 게다가 애플의 아이팟이 시장의 흐름을 바꿈으로서 아이리버는 더 이상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한때 ‘감성 디자인’이라는 컨셉으로 고객의 마음을 흔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감성 디자인과 편의성을 내세운 아이팟의 질주를 결국 막아내지는 못했다. 그렇게 고객을 앞서 간 것은 아이팟이었다.

모토로라의 레이저폰이나 애플의 아이팟은 ‘아이코닉 디자인(Iconic Design)’ 시스템의 산물이었다. 우선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Real Needs)을 알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우선 디자인한다. 디자인한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핵심 기능을 구현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개발 시스템을 갖추고서 지속적으로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앞서갈 수 있어야 비로소 ‘뜨는 기업’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도요타의 TPS(Toyata Production System), JIT(Just-in-time)와 같은 혁신 프로그램은 도요타가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에너지원이자 역량 기반이었다. 이러한 변화 플랫폼(Change Platform)을 기반으로, 고객을 앞서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에 GM에게는 이러한 고유의 변화 플랫폼이 없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의 에너지원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어려움이 발생할 때마다 인력 구조조정을 반복하는 GM의 모습에서는 미래의 성장 동력(Growth Engine)이나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찾기 어렵다. 도요타와 GM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도전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뜨는 기업’들은 항상 도전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지는 기업’에게서는 그러한 야심찬 목표를 발견하기 힘들다.

도요타는 2010년까지 시장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GM의 시장점유율이 약 14%임을 감안할 때,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게다가 시장점유율 15%는 자동차업계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신차 교체 주기는 한국 6.3년, 미국 7.1년, 일본 9.5년 등 약 7년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매년 시장점유율 15%를 달성하는 경우, 7년 후에는 고객 100%가 도요타자동차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도요타를 경험한 고객을 계속 도요타의 고객으로 유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반면, 글로벌 넘버원이었던 GM에게는 도전적인 목표를 발견할 수 없었다. 도전적인 목표가 없는 기업은 상승할 수 있는 의지나 모멘텀을 가지지 못한다. 결국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지는 기업’ 명부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된다.

국내 증권업계의 ‘뜨는 기업’, 미래에셋에게도 우리는 그들의 도전적인 목표와 성과를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증권회사들이 규모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이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국내 고객에게 선보임으로써, 국내 증권업계는 이른바 펀드 전성시대를 맞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2006년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단연 펀드를 먼저 꼽는다. 주식 투자의 대중화를 선도한 것이 펀드였고, 그 펀드에 대한 수요에 불을 붙인 것이 바로 미래에셋이었다. 지금도 미래에셋은 한국자본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선두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내 증권사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함께 고객을 리드하겠다는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뜨는 기업’의 남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갖추어야

지금까지 우리는 ‘뜨는 기업’을 중심으로 ‘지는 기업’과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살펴 보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뜨는 기업으로 칭송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거나, 갖추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을 ‘뜨는 기업’ 명부에 올릴 것인가, 아니면 ‘지는 기업’ 명부에 올릴 것인가? 그 해답을 찾는 것은 바로 기업의 몫이다. <끝>
GM과 Ford의 실적부진에 따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도요타의 성공 이야기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이 경쟁에서 승리한 ‘뜨는 기업’이 있으면 경쟁에서 패배한 ‘지는 기업’도 있기 마련이다. 강한 상승 기운이 느껴지는 기업과 왠지 기력이 다한 듯한 느낌의 기업, 소위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최근 도요타(Toyota)의 성공이야기가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6년을 고비로 도요타가 GM을 제치고 글로벌 넘버원 자리에 등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도요타의 혁신 프로그램과 성공 이야기를 담은 간행물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반면, 지금까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넘버원 자리를 지켜왔던 GM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르노닛산과의 제휴 및 합병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애플(Apple)은 MP3플레이어 아이팟(iPod)으로 성공 신화의 전형을 만들었다. 과거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PC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애플이었지만,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저한 사전 준비로 아이팟이라는 대박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트 잭웰치’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한때는 실패한 경영자로 애플에서 물러났던 스티브 잡스였지만, 이제는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경영자로 애플의 지휘봉을 다시 잡게 된 것이다. 여세를 몰아 애플은 아이팟의 후속 아이템을 출시하면서 계속되는 성공 스토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반면, 한국의 기린아로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호령했던 레인콤이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다. 2004년 4,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레인콤이, 애플의 아이팟 성공에 밀려 2006년 상반기 720억 원 수준으로 매출이 급감하였고 급기야 44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성공 신화에 들떠있던 레인콤이 하루아침에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애플과 레인콤, 그들에게 과연 무슨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도요타, 애플과 같이 강한 상승 기운이 느껴지는 기업, 반대로 GM, 레인콤과 같이 왠지 기력이 다한 듯한 느낌의 기업, 소위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에게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1. 고객과의 경쟁에 몰입한다

‘뜨는 기업’은 고객이 지금 이순간에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하지만, ‘지는 기업’은 과거의 고객에게 집착하여 고객이 움직이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의 마음을 붙잡아두기가 쉽지 않게 된다. 여기서 기업과 고객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전개된다. 기업은 고객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고객은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앞서 움직이려고 한다. 이러한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어야 비로소 ‘뜨는 기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고객과의 경쟁보다는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오히려 다른 기업은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동반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른 기업이 고객과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비로소 고객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소위 경쟁 기업은 고객과 시장의 흐름을 읽게 해주는 좋은 지표(Market Indicator)이자 훌륭한 게임 파트너(Game Partner)라고 할 수 있다.

도요타(Toyota)는 누구보다도 고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반면 다른 경쟁 기업들은 자동차 성능 개선에 주로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사실상 자동차는 고객에게 있어서 집을 제외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따라서 오늘날 고객에게 있어서 자동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제2의 휴식공간으로서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도요타는 고객이 자동차를 타면서 가장 원하는 것이 바로 ‘편안함’, ‘안락함’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편안함이 오늘의 자동차 구매자가 갈구하는 본질적인 욕구(Intrinsic Needs)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더 편안하게, 더 안락하게, 더 부드럽게, 도요타의 렉서스(Lexus)가 지향했던 고객 가치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수준을 넘는 편안함으로 고객과 치열한 니즈 경합을 벌였다. 그래서 결국 도요타는 고객과의 니즈 경합에서 이겼고, 도요타는 늘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GM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이동수단으로서의 자동차 성능에 더 많은 가치를 두었다.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위해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구현하였고, 이에 대한 대가로 고객에게 높은 비용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그러한 자동차 성능에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기대하는 고객들은 벤츠, BMW 등과 같은 독일 브랜드를 선택하였고, 편안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고객들은 도요타와 현대자동차와 같은 합리적 가격의 자동차를 선택한 것이다. 어디에서도 GM은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지 못했다.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앞서가지 못한 GM은 점차 매출이 줄어들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도 더욱 좁아지게 되었다. 결국 오랫동안 지켜왔던 글로벌 넘버원의 자리를 도요타에게 내줄 신세로 내몰리고 만 것이다.

2. 새로운 변화와 트렌드를 주도한다

소위 ‘뜨는 기업’들은 새로운 개념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우리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켜 왔다. 고객이 원하고 기대하는 것을 한발 앞서 구현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객의 잠재 욕구까지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고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렇게 앞서 가는 기업을 고객은 따라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뜨는 기업’들은 늘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 있다.

만도가 내놓은 딤채 김치냉장고도 고객들을 놀라게 하는데 충분했다. 김치 냄새가 잔뜩 배어 있는 냉장고를 열면서 얼굴을 찌푸렸던 가족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그래서 냉장고에 있던 사과, 우유, 빵은 늘 김치 냄새를 달고 다녔다. 그렇다고 김치를 땅에 묻어놓고 먹을 수도 없었다. 고객들은 그러한 문제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도가 내놓은 김치냉장고는 그러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었다. 기업이 고객을 앞서 간 것이다. 만도의 김치냉장고를 필두로 김치냉장고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화장품냉장고, 과일냉장고, 와인냉장고 등 다양한 기능의 냉장고가 시장에 나왔다. 이를 계기로 냉장고 시장은 분화와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게 되었다.

모토로라는 최근 휴대전화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업체 노키아가 시장점유율을 1% 늘리는데 그친 반면, 모토로라는 시장점유율을 4%나 늘렸다. 3위 삼성전자와의 간격도 더욱 벌어졌다. 이렇게 모토로라가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휴대전화의 슬림화를 주도한 레이저폰(RAZR) 개발에 있었다. 그 동안 고객들은 ‘작은 것’에 커다란 관심을 보여왔다. 바(Bar)형에서 플립(Flip)형으로, 다시 폴더(Folder)형에서 슬라이드(Slide)형으로 휴대전화의 진화는 계속되었다. 그러한 크기 변화와 함께 기능의 복합화도 점차 가속화되었다. MP3플레이어, 카메라, 진단키트, DMB 등의 기능이 휴대전화 하나에 집약되면서 휴대전화의 크기와 부피도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심플한 기능의 얇은 휴대전화 ‘레이저(RAZR)’를 만나게 되면서 크게 달라졌다. 복잡한 기능의 휴대전화를 버리고, 단순하면서도 휴대하기 좋은 슬림형 휴대전화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서 휴대전화 시장의 커다란 트렌드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기능 복합화에 노력을 집중했던 휴대전화 업체들이 방향을 선회, 앞다퉈 기능을 단순화하면서 슬림형 휴대전화 생산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애플도 한동안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한국의 작은 기업 레인콤의 약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작고 예쁜 아이리버(iRiver)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레인콤의 입지가 급속하게 커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고 예쁜 아이리버였지만, 가격도 비쌌고 멀티 기능 버튼이 사용자를 난처하게 만든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었다. 물론 작고 예쁜 디자인만으로도 아이리버는 그 핸디캡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객들이 아이리버의 핸디캡을 참은 것이지,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고객들의 작은 불만 요인에 착안해, 애플은 값싸고 조작이 간편한, 대용량의 아이팟(iPod)을 시장에 내놓았다. 아이팟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100달러 남짓한 아이팟을 사기 위해 고객들은 앞다퉈 자신의 주머니를 열었다. 그렇게 애플의 아이팟은 작고 예쁜 고가의 MP3플레이어가 주도하던 시장을, 조작이 간편하고 메모리 용량이 큰 저렴한 MP3플레이어 시장으로 흐름을 바꾸었다. 이러한 흐름 변화에 맞춰 다른 경쟁업체들도 아이팟과 같은 심플하고 저렴한 대용량의 MP3플레이어를 앞다퉈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업계의 ‘뜨는 기업’, 도요타는 이미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카의 양산화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꾸준히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불어닥친 유가의 고공행진이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재촉하면서 사람들은 도요차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이러한 커다란 변화 때문에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도요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도요타가 이미 고객 앞에 서서 고객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을 따라가는 다른 자동차업체로서는 도요타가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가 이미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쥐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미래 트렌드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소위 ‘뜨는 기업’들은 ‘지는 기업’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뜨는 기업’의 뒤에는 늘 고객이, 그 고객 뒤에는 다른 경쟁기업들이 줄을 서게 된다. 따라서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로 대부분의 ‘지는 기업’들은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앞서서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행사하지 못하고 늘 고객의 뒤에서 고객을 뒤따라간다. 앞서 있는 고객이 뒤에 있는 기업을 선택할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기업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3.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자를 이기는 방법은 경쟁자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비즈니스에 있어서 최대 경쟁자는 고객이다. 고객을 이기기 위해서는 고객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고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그래서 쉽게 지지 않는다. ‘뜨는 기업’들은 적어도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일시적인 트렌드 변화에 편승하여 성공을 거둔 기업은, 소위 ‘뜨는 기업’의 자리를 차지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 우연히 트렌드 변화에 편승할 수 있었던 기업은 불행하게도 새로운 트렌드 변화를 준비할 시간과 능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새로운 변화로 인해, 기존에 얻었던 과실마저 모두 까먹을 가능성이 크다. 언젠가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는 기다림만으로 기업의 운명을 내맡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 수 없는 기업은 ‘뜨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기업은 결국 ‘지는 기업’ 명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지는 기업’의 CEO들은 자신들이 너무 시장을 앞서갔기 때문에 현재는 어렵지만, 곧 기회가 올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이미 그들은 고객의 앞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옆에 서있는 것이다.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거나,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는 고객의 앞에 설 수 없다. 고객보다 앞서 있는 기업은 스스로의 힘으로 고객을 앞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은 그런 기업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고객 옆에서, 고객이 자신의 뒤에 와 서주기만을 기다리는 기업에게 고객은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다.

레인콤의 성공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과 열정이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소위 디자인 경영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아이리버 이후에 이를 대신할 후속 제품이 제때 나오지 못했다. 게다가 애플의 아이팟이 시장의 흐름을 바꿈으로서 아이리버는 더 이상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한때 ‘감성 디자인’이라는 컨셉으로 고객의 마음을 흔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감성 디자인과 편의성을 내세운 아이팟의 질주를 결국 막아내지는 못했다. 그렇게 고객을 앞서 간 것은 아이팟이었다.

모토로라의 레이저폰이나 애플의 아이팟은 ‘아이코닉 디자인(Iconic Design)’ 시스템의 산물이었다. 우선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Real Needs)을 알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우선 디자인한다. 디자인한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핵심 기능을 구현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개발 시스템을 갖추고서 지속적으로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앞서갈 수 있어야 비로소 ‘뜨는 기업’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도요타의 TPS(Toyata Production System), JIT(Just-in-time)와 같은 혁신 프로그램은 도요타가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에너지원이자 역량 기반이었다. 이러한 변화 플랫폼(Change Platform)을 기반으로, 고객을 앞서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에 GM에게는 이러한 고유의 변화 플랫폼이 없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의 에너지원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어려움이 발생할 때마다 인력 구조조정을 반복하는 GM의 모습에서는 미래의 성장 동력(Growth Engine)이나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찾기 어렵다. 도요타와 GM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도전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뜨는 기업’들은 항상 도전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지는 기업’에게서는 그러한 야심찬 목표를 발견하기 힘들다.

도요타는 2010년까지 시장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GM의 시장점유율이 약 14%임을 감안할 때,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게다가 시장점유율 15%는 자동차업계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신차 교체 주기는 한국 6.3년, 미국 7.1년, 일본 9.5년 등 약 7년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매년 시장점유율 15%를 달성하는 경우, 7년 후에는 고객 100%가 도요타자동차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도요타를 경험한 고객을 계속 도요타의 고객으로 유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반면, 글로벌 넘버원이었던 GM에게는 도전적인 목표를 발견할 수 없었다. 도전적인 목표가 없는 기업은 상승할 수 있는 의지나 모멘텀을 가지지 못한다. 결국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지는 기업’ 명부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된다.

국내 증권업계의 ‘뜨는 기업’, 미래에셋에게도 우리는 그들의 도전적인 목표와 성과를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증권회사들이 규모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이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국내 고객에게 선보임으로써, 국내 증권업계는 이른바 펀드 전성시대를 맞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2006년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단연 펀드를 먼저 꼽는다. 주식 투자의 대중화를 선도한 것이 펀드였고, 그 펀드에 대한 수요에 불을 붙인 것이 바로 미래에셋이었다. 지금도 미래에셋은 한국자본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선두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내 증권사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함께 고객을 리드하겠다는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뜨는 기업’의 남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갖추어야

지금까지 우리는 ‘뜨는 기업’을 중심으로 ‘지는 기업’과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살펴 보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뜨는 기업으로 칭송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거나, 갖추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을 ‘뜨는 기업’ 명부에 올릴 것인가, 아니면 ‘지는 기업’ 명부에 올릴 것인가? 그 해답을 찾는 것은 바로 기업의 몫이다. <끝>
GM과 Ford의 실적부진에 따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도요타의 성공 이야기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이 경쟁에서 승리한 ‘뜨는 기업’이 있으면 경쟁에서 패배한 ‘지는 기업’도 있기 마련이다. 강한 상승 기운이 느껴지는 기업과 왠지 기력이 다한 듯한 느낌의 기업, 소위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최근 도요타(Toyota)의 성공이야기가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6년을 고비로 도요타가 GM을 제치고 글로벌 넘버원 자리에 등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도요타의 혁신 프로그램과 성공 이야기를 담은 간행물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반면, 지금까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넘버원 자리를 지켜왔던 GM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르노닛산과의 제휴 및 합병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애플(Apple)은 MP3플레이어 아이팟(iPod)으로 성공 신화의 전형을 만들었다. 과거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PC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애플이었지만,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저한 사전 준비로 아이팟이라는 대박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트 잭웰치’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한때는 실패한 경영자로 애플에서 물러났던 스티브 잡스였지만, 이제는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경영자로 애플의 지휘봉을 다시 잡게 된 것이다. 여세를 몰아 애플은 아이팟의 후속 아이템을 출시하면서 계속되는 성공 스토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반면, 한국의 기린아로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호령했던 레인콤이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다. 2004년 4,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레인콤이, 애플의 아이팟 성공에 밀려 2006년 상반기 720억 원 수준으로 매출이 급감하였고 급기야 44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성공 신화에 들떠있던 레인콤이 하루아침에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애플과 레인콤, 그들에게 과연 무슨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도요타, 애플과 같이 강한 상승 기운이 느껴지는 기업, 반대로 GM, 레인콤과 같이 왠지 기력이 다한 듯한 느낌의 기업, 소위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에게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1. 고객과의 경쟁에 몰입한다

‘뜨는 기업’은 고객이 지금 이순간에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하지만, ‘지는 기업’은 과거의 고객에게 집착하여 고객이 움직이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의 마음을 붙잡아두기가 쉽지 않게 된다. 여기서 기업과 고객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전개된다. 기업은 고객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고객은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앞서 움직이려고 한다. 이러한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어야 비로소 ‘뜨는 기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고객과의 경쟁보다는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오히려 다른 기업은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동반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른 기업이 고객과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비로소 고객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소위 경쟁 기업은 고객과 시장의 흐름을 읽게 해주는 좋은 지표(Market Indicator)이자 훌륭한 게임 파트너(Game Partner)라고 할 수 있다.

도요타(Toyota)는 누구보다도 고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반면 다른 경쟁 기업들은 자동차 성능 개선에 주로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사실상 자동차는 고객에게 있어서 집을 제외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따라서 오늘날 고객에게 있어서 자동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제2의 휴식공간으로서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도요타는 고객이 자동차를 타면서 가장 원하는 것이 바로 ‘편안함’, ‘안락함’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편안함이 오늘의 자동차 구매자가 갈구하는 본질적인 욕구(Intrinsic Needs)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더 편안하게, 더 안락하게, 더 부드럽게, 도요타의 렉서스(Lexus)가 지향했던 고객 가치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수준을 넘는 편안함으로 고객과 치열한 니즈 경합을 벌였다. 그래서 결국 도요타는 고객과의 니즈 경합에서 이겼고, 도요타는 늘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GM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이동수단으로서의 자동차 성능에 더 많은 가치를 두었다.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위해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구현하였고, 이에 대한 대가로 고객에게 높은 비용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그러한 자동차 성능에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기대하는 고객들은 벤츠, BMW 등과 같은 독일 브랜드를 선택하였고, 편안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고객들은 도요타와 현대자동차와 같은 합리적 가격의 자동차를 선택한 것이다. 어디에서도 GM은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지 못했다.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앞서가지 못한 GM은 점차 매출이 줄어들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도 더욱 좁아지게 되었다. 결국 오랫동안 지켜왔던 글로벌 넘버원의 자리를 도요타에게 내줄 신세로 내몰리고 만 것이다.

2. 새로운 변화와 트렌드를 주도한다

소위 ‘뜨는 기업’들은 새로운 개념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우리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켜 왔다. 고객이 원하고 기대하는 것을 한발 앞서 구현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객의 잠재 욕구까지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고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렇게 앞서 가는 기업을 고객은 따라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뜨는 기업’들은 늘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 있다.

만도가 내놓은 딤채 김치냉장고도 고객들을 놀라게 하는데 충분했다. 김치 냄새가 잔뜩 배어 있는 냉장고를 열면서 얼굴을 찌푸렸던 가족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그래서 냉장고에 있던 사과, 우유, 빵은 늘 김치 냄새를 달고 다녔다. 그렇다고 김치를 땅에 묻어놓고 먹을 수도 없었다. 고객들은 그러한 문제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도가 내놓은 김치냉장고는 그러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었다. 기업이 고객을 앞서 간 것이다. 만도의 김치냉장고를 필두로 김치냉장고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화장품냉장고, 과일냉장고, 와인냉장고 등 다양한 기능의 냉장고가 시장에 나왔다. 이를 계기로 냉장고 시장은 분화와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게 되었다.

모토로라는 최근 휴대전화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업체 노키아가 시장점유율을 1% 늘리는데 그친 반면, 모토로라는 시장점유율을 4%나 늘렸다. 3위 삼성전자와의 간격도 더욱 벌어졌다. 이렇게 모토로라가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휴대전화의 슬림화를 주도한 레이저폰(RAZR) 개발에 있었다. 그 동안 고객들은 ‘작은 것’에 커다란 관심을 보여왔다. 바(Bar)형에서 플립(Flip)형으로, 다시 폴더(Folder)형에서 슬라이드(Slide)형으로 휴대전화의 진화는 계속되었다. 그러한 크기 변화와 함께 기능의 복합화도 점차 가속화되었다. MP3플레이어, 카메라, 진단키트, DMB 등의 기능이 휴대전화 하나에 집약되면서 휴대전화의 크기와 부피도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심플한 기능의 얇은 휴대전화 ‘레이저(RAZR)’를 만나게 되면서 크게 달라졌다. 복잡한 기능의 휴대전화를 버리고, 단순하면서도 휴대하기 좋은 슬림형 휴대전화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서 휴대전화 시장의 커다란 트렌드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기능 복합화에 노력을 집중했던 휴대전화 업체들이 방향을 선회, 앞다퉈 기능을 단순화하면서 슬림형 휴대전화 생산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애플도 한동안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한국의 작은 기업 레인콤의 약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작고 예쁜 아이리버(iRiver)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레인콤의 입지가 급속하게 커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고 예쁜 아이리버였지만, 가격도 비쌌고 멀티 기능 버튼이 사용자를 난처하게 만든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었다. 물론 작고 예쁜 디자인만으로도 아이리버는 그 핸디캡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객들이 아이리버의 핸디캡을 참은 것이지,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고객들의 작은 불만 요인에 착안해, 애플은 값싸고 조작이 간편한, 대용량의 아이팟(iPod)을 시장에 내놓았다. 아이팟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100달러 남짓한 아이팟을 사기 위해 고객들은 앞다퉈 자신의 주머니를 열었다. 그렇게 애플의 아이팟은 작고 예쁜 고가의 MP3플레이어가 주도하던 시장을, 조작이 간편하고 메모리 용량이 큰 저렴한 MP3플레이어 시장으로 흐름을 바꾸었다. 이러한 흐름 변화에 맞춰 다른 경쟁업체들도 아이팟과 같은 심플하고 저렴한 대용량의 MP3플레이어를 앞다퉈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업계의 ‘뜨는 기업’, 도요타는 이미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카의 양산화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꾸준히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불어닥친 유가의 고공행진이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재촉하면서 사람들은 도요차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이러한 커다란 변화 때문에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도요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도요타가 이미 고객 앞에 서서 고객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을 따라가는 다른 자동차업체로서는 도요타가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가 이미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쥐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미래 트렌드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소위 ‘뜨는 기업’들은 ‘지는 기업’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뜨는 기업’의 뒤에는 늘 고객이, 그 고객 뒤에는 다른 경쟁기업들이 줄을 서게 된다. 따라서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경쟁에서 앞서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로 대부분의 ‘지는 기업’들은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앞서서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행사하지 못하고 늘 고객의 뒤에서 고객을 뒤따라간다. 앞서 있는 고객이 뒤에 있는 기업을 선택할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고객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기업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3.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자를 이기는 방법은 경쟁자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비즈니스에 있어서 최대 경쟁자는 고객이다. 고객을 이기기 위해서는 고객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고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그래서 쉽게 지지 않는다. ‘뜨는 기업’들은 적어도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에너지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일시적인 트렌드 변화에 편승하여 성공을 거둔 기업은, 소위 ‘뜨는 기업’의 자리를 차지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 우연히 트렌드 변화에 편승할 수 있었던 기업은 불행하게도 새로운 트렌드 변화를 준비할 시간과 능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새로운 변화로 인해, 기존에 얻었던 과실마저 모두 까먹을 가능성이 크다. 언젠가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는 기다림만으로 기업의 운명을 내맡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 수 없는 기업은 ‘뜨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기업은 결국 ‘지는 기업’ 명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지는 기업’의 CEO들은 자신들이 너무 시장을 앞서갔기 때문에 현재는 어렵지만, 곧 기회가 올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이미 그들은 고객의 앞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옆에 서있는 것이다.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거나,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는 고객의 앞에 설 수 없다. 고객보다 앞서 있는 기업은 스스로의 힘으로 고객을 앞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은 그런 기업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고객 옆에서, 고객이 자신의 뒤에 와 서주기만을 기다리는 기업에게 고객은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다.

레인콤의 성공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과 열정이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소위 디자인 경영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아이리버 이후에 이를 대신할 후속 제품이 제때 나오지 못했다. 게다가 애플의 아이팟이 시장의 흐름을 바꿈으로서 아이리버는 더 이상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한때 ‘감성 디자인’이라는 컨셉으로 고객의 마음을 흔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감성 디자인과 편의성을 내세운 아이팟의 질주를 결국 막아내지는 못했다. 그렇게 고객을 앞서 간 것은 아이팟이었다.

모토로라의 레이저폰이나 애플의 아이팟은 ‘아이코닉 디자인(Iconic Design)’ 시스템의 산물이었다. 우선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Real Needs)을 알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우선 디자인한다. 디자인한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핵심 기능을 구현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개발 시스템을 갖추고서 지속적으로 고객의 요구와 기대를 앞서갈 수 있어야 비로소 ‘뜨는 기업’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도요타의 TPS(Toyata Production System), JIT(Just-in-time)와 같은 혁신 프로그램은 도요타가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에너지원이자 역량 기반이었다. 이러한 변화 플랫폼(Change Platform)을 기반으로, 고객을 앞서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에 GM에게는 이러한 고유의 변화 플랫폼이 없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의 에너지원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어려움이 발생할 때마다 인력 구조조정을 반복하는 GM의 모습에서는 미래의 성장 동력(Growth Engine)이나 변화 주도권(Change Initiative)을 찾기 어렵다. 도요타와 GM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도전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뜨는 기업’들은 항상 도전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지는 기업’에게서는 그러한 야심찬 목표를 발견하기 힘들다.

도요타는 2010년까지 시장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GM의 시장점유율이 약 14%임을 감안할 때,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게다가 시장점유율 15%는 자동차업계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신차 교체 주기는 한국 6.3년, 미국 7.1년, 일본 9.5년 등 약 7년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매년 시장점유율 15%를 달성하는 경우, 7년 후에는 고객 100%가 도요타자동차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도요타를 경험한 고객을 계속 도요타의 고객으로 유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반면, 글로벌 넘버원이었던 GM에게는 도전적인 목표를 발견할 수 없었다. 도전적인 목표가 없는 기업은 상승할 수 있는 의지나 모멘텀을 가지지 못한다. 결국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지는 기업’ 명부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된다.

국내 증권업계의 ‘뜨는 기업’, 미래에셋에게도 우리는 그들의 도전적인 목표와 성과를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증권회사들이 규모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이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국내 고객에게 선보임으로써, 국내 증권업계는 이른바 펀드 전성시대를 맞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2006년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단연 펀드를 먼저 꼽는다. 주식 투자의 대중화를 선도한 것이 펀드였고, 그 펀드에 대한 수요에 불을 붙인 것이 바로 미래에셋이었다. 지금도 미래에셋은 한국자본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선두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내 증권사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함께 고객을 리드하겠다는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뜨는 기업’의 남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갖추어야

지금까지 우리는 ‘뜨는 기업’을 중심으로 ‘지는 기업’과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살펴 보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뜨는 기업으로 칭송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뜨는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거나, 갖추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을 ‘뜨는 기업’ 명부에 올릴 것인가, 아니면 ‘지는 기업’ 명부에 올릴 것인가? 그 해답을 찾는 것은 바로 기업의 몫이다. <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없음


TOP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겼습니다.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쇼핑계속하기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