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독서를 당장 시작하세요.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행히도, 온 국민이 모두 책을 읽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어느 서평 잡지에 의하면, 전 국민 중에 단 5%만이 책이나 독서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근데, 저는 왜 이 글을 쓸까요? ^^;) 각종 통계치를 봐도, 절대 다수는 책을 읽지 않고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분명 소수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그 유명한 단어 ‘창조적 소수’라는 단어에 포함될 만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들도 지금 소중한 시간 내시어 이 긴 글을 읽고 있는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이니, 이미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분들이라는 말이지요. 다른 이들이 갖지 못한 그 관심을 더욱 키워 가십시오. 물론, 독서에 대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지금부터 계속 독서 생활을 해 나가시겠다고 다짐하시길 바랍니다. 책 읽으시며 느끼는 어려움과 질문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메일 주십시오. 그런 여러분들의 질문과 고민이 반영된 글쓰기를 하고 싶습니다.
독서를 처음 시작하신 분들은 책은 한 달에 2권씩만 읽어나가셔도 훌륭합니다. 이미 그렇게 읽어나가시는 분들은 한 권을 더 추가해 보시지요~ ^^
자! 오늘 드릴 말씀은 독서의 목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목적이 이끄는 독서
목적의식을 갖지 않고서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도 없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도 없습니다. 인생이 그렇고 또한 공부가 그렇습니다. 물론 독서도 마찬가지죠. “여러분은 왜 책을 읽으려 하는가?”라는 질문은 아무리 짧은 시간을 독서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가져야 할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독서의 목적에 따라 읽어야 할 책도 달라지고, 읽는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서점에 갈 때면 저는 유독 독서에 관한 책들이 금방 눈에 들어옵니다. 이것은 제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서를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으면, 책을 읽는 도중에 다른 책에 한 눈을 팔지 않으며, 서로 관련도 없는 책을 한두 장 뒤적일 때에는 얻을 수 없는 전문 지식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책을 읽는 목적은 공병호 소장이 책을 읽는 목적과 ‘다치바나 다카시’가 책을 읽는 목적을 더한 것입니다. 공병호 소장은 2004년에『핵심만 골라 읽는 실용독서의 기술』이라는 책을 냈는데, 책을 빨리 읽고, 핵심 내용을 파악한 다음 그것을 멋지게 이용하는 방법’을 다룬 책입니다. 그는 기존의 『독서의 기술』을 비롯한 독서 관련 책들은 속도감을 요구하지 않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전문가들, 이를 테면 문인이나 교수들이 지은 책인 반면에, 자신의 책은 촌음을 아끼며 살아가는 일반인들을 위한 실용독서에 맞추어 집필했다고 다른 독서관련 책들과 구별하였습니다. 그 책에 의하면, 공병호 소장은 실용적 측면의 요구가 있을 때에 책을 듭니다. “나에게 있어 독서란 내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찾아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의 독서는 처음부터 실용독서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공병호 소장의 말입니다.
이와 달리, 다치바나 다카시는 책 읽는 목적을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한 지적 욕구의 충족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에게는 ‘알고 싶다’는 순수한 지적 욕구가 실용성에 앞서는 것이죠.
이제 제 얘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저는 예전에 다녔던 종교 단체의 청년 공동체에서 회장의 역할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어떻게 하면 청년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함께 달려 나갈 비전을 공유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고민하였습니다. 그 때 우리 공동체는 큰 도전을 맞고 있었는데, 도전이 클수록 팀워크도 커야 하기에 어떻게 하면 서로 협력하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도 고민하였죠. 이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리더십 권위자인 존 맥스웰의 저서 두 권을 번갈아 가며 읽었습니다. 『리더십 21가지 법칙』과 『모든 팀이 원하는 팀 플레이어』가 2권의 책입니다. 이것은 좀 전에 말한 실용적 목적으로 읽었던 책입니다. 한 홍 목사의 『리더여,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도 같은 목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재, 제가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읽고 있는 책들은 『비전의 힘』과 『비저닝』이라는 책입니다. 3월 17일에 어느 모임에서 ‘비전과 목표설정’을 주제로 강연하는데, 이전의 강연내용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하여 읽는 책들이죠.
제가 현재 읽고 있는 책은 몇 권 더 있는데, 지금 언급할 책들은 그저 알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제 손에 들려있는 책들입니다. 저는 책과 독서에 관한 책은 거의 대부분을 읽습니다. 학습과 독서 법에 대한 강렬할 호기심 때문이죠. 지난주에 구입한 스티븐 레빈의 『전략적 책 읽기』와 표정훈의『탐서주의자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워드 진의『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와 이영석 교수의『나를 사로잡은 역사가들』, 그리고 구본형 소장의 『코리아니티』를 읽는 중입니다. 제가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책을 자주 읽는 것은 인간의 조직인 사회와 인간에 대해 깊이 알고 싶다는 욕구 때문입니다. 포켓에 들어갈 만한 사이즈의 작은 책 『쉽게 읽는 마르크스주의』라는 책도 읽고 있는데, 이 책이 주는 것도 실용지식이 아니라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적 충만감입니다.
실용적 목적이나 지적 욕구의 충족 이외에도 또 다른 독서의 목적에는 즐거움을 위한 독서가 있습니다. 중앙일보 사회전문 이만훈 기자는 자신만의 독서철학을 “책 읽기에 있어 어떤 조건도 붙어서는 안 된다. 어떤 이들은 지식이나 교양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하지만 나는 아니다. 그저 끌리는 대로, 닥치는 대로 읽어댈 뿐”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에게는 “적어도 악서(惡書)란 없다. 아무리 엉터리라고 하는 책들도 읽다 보면 반드시 ‘한 소식’이 들어 있게 마련이고, 그걸로 그 순간 즐거움이 생기니 늘 성공한(!) 독서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스티븐 킹도 “소설을 읽는 것은 소설을 연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고 말하였습니다. 그에게는 독서 그 자체가 즐거움인 것이죠. 저도 비록 지금은 즐거움만을 위해 읽고 있는 책이 없지만, 종종 강의에 활용하기 위해 유머 집을 읽거나, 구미가 당기는 소설을 보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소설은 전혀 안 보는 것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많지는 않지만, 『봉순이 언니』『괭이부리 말 아이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손종일의『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양귀자의『모순』,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 이문열의『선택』그리고, 톨스토이의 『악마』, 『행복』, 『톨스토이 단편집』등을 읽었답니다. 적어 보니 많지는 않네요. 하지만, 훌륭한 소설은 읽는 즐거움 외에도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한다고 믿기에 저는 종종 소설책을 듭니다. 얼마 전에는 올해 꼭 읽고 싶은 소설책을 몇 권 샀는데,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등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 외에 제가 읽고 있는 책이 2권 더 있는데 이는 영적 성장을 위한 책들입니다. 『이 책을 먹으라』, 『예수님처럼』등입니다. 영적 성장과 인격 성숙을 위한 독서는 올해 저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하여 『백악관에서 감옥까지』, 『왕의 초대』,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삶』, 『영적 성장의 길』, 『자기 자랑』, 『어! 하나님 웬일이세요』, 『일상, 하나님의 신비』, 『하나님의 모략』, 『내려놓음』 등의 책을 목표로 세워 두었답니다.
때로는 준비 - 발사 - 조준!
정리해 보면, 저는 크게 3가지 이유 때문에 독서를 합니다.
첫째,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알고자 하는 순수한 욕구가 저를 사회학, 철학, 역사, 독서분야 등에 대한 책을 읽게 합니다. 둘째, 나에게 닥친 고민과 문제 해결, 또는 자아 발전을 위해 경제경영, 자기계발, 리더십 등의 분야의 책을 읽습니다. 셋째, 나의 영적 성장을 위해 필립 얀시, 리차드 포스터, 김남준 목사님, 맥스 루카도의 종교 서적을 읽는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여유 있고 낭만적인 웰빙을 위해 재즈나 여행, 또는 맛 집에 관한 책과 잡지를 읽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책을 읽으려 하시는 가요? 책을 읽는 목적을 생각하고 종이에 적어보세요. 미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싶다거나, 요즘 유난히 몸이 뻐근한데 건강에 대한 책을 읽고 싶다는 등의 독서의 목적을 적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 목적에 맞는 책을 찾아서, 한 권 두 권 계속하여 읽어나가세요. 목적에 맞는 책은 다시 두 가지 목표에 의하여 분류하면 더욱 좋겠지요. ‘스트레치 목표‘와 ‘A piece of Cake' 목표 말입니다.
목적이 이끄는 독서가 여러분을 지적 성장의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