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이유경•정일근 選 [좋은시 2009](삶과꿈) [흔들의자]/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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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재기 댓글 0건 조회 2,023회 작성일 09-05-01 16:17본문
== 김남조▪이유경▪정일근 選
[좋은시 2009](삶과꿈)
흔들의자
구재기
등을 기대고 앉아 있으면
세상이 흔들린다 흔들린다는 것이
이토록 편안할 줄이야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그 물결이
출렁이면서 바다가 살아있다는 것이
보인다 도무지 마음 가지 않은 것들도
한 번쯤 흔들리고 나면 정이 붙는다
흔들릴 때마다 하늘이 내려와 앉고
멀리 보이는 작은 섬들이 치솟다가
물 속에 잠기기도 한다 한 여름
무더위가 씻은 듯이 사라질 무렵
흔들리며 살아간다는 것이 안심이 된다
배 한 척이 수평선 위에 뜨기까지
얼마동안이나 육지를 밀어내며
흔들려 나아갔을까 한 발자국도 내딛을 수 없는
세상에서 혼자서만 편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나를 본다
- 2008.여름호
[문학과 창작] 통권 11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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