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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을 연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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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애순 댓글 0건 조회 1,218회 작성일 18-05-0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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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사는 막내 시누이집에 초대를 받아서 간다

어머니를 접대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란 걸 잘 알아서

우리도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

모처럼 만나는 일이니 우선 어머니를 단장 해야지.

어머니 단골 미장원에 모시고 가서 짧은 퍼머머리 잘 다듬으니

깔끔하고 단정해 보인다. 효도한 기분이 들어 내 마음도 좋아진다.

옆에 있던 미장원 손님 대부분이 7~80대 분들이라 어머니를 알아본다.

채소집 아주머니, 오토바이 타고 다니던 여장부, 목소리 큰 양반,

인정 많은 분등나름대로의 평가로 어머니를 기억한다.

안부를 묻는 분들에게 어머니는 엉뚱한 대답을 하자 서로 눈들을 마주치며

측은한 듯이 끄덕인다. 92세 할머니가 저 정도면 그래도 건강한 거라며 덕담도 한다.

난 어머니 연세 정도에 어떤 말을 들을까, 아니 그 정도로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스스로 자조적인 웃음도 나왔다.

장벌로 갔다.

고구마 심기 시작하는 철이 되어 온 힘이 고구마에 집중되어 있는 의국씨는

그래도 부인이 밭에 와야 하지 않냐며 자신의 작품을 보여 주고 싶어 했다.

그래 오늘은 가야지. 이리 저리 핑계로 아들과 남편에게만 맡긴 밭에

어머니 모시고 갔다.

저 밭

어머니의 평생이 묻어 있는 밭에 갔는데 차에서 내리지 않고 쳐다만 보신다.

멀리에서 우리가 손을 흔들어도 반응이 없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고구마 심기는 어머니가 가장 빠른선수였지만 지금은 어머니가 꼴찌다.

아니 아예 출전도 안하다.

열심히 심어가니 임영애 집사님이 칭찬 한 마디를 던진다.

고구마 심기 대회 나가도 되겄네.”

은근히 의국씨는 자꾸 고구마 모종을 중간중간 놔주며 일을 더 시킬 작심인 것 같은데

입으로는 너무 열심히 하지 말랜다. 허리 아프다고 하면 더 손해라면서..

아무튼 지금 이 글을 쓴 새벽엔 빗소리가 피아노 소리처럼 들린다.

빗방을 전주곡

어린이 주일이고 연휴의 중간인데 비가 온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겠는데

우린 아주 편한 휴식과 아름다운 선율이다.

고구마 심은 뒤 비 오는 소리는 세상의 어느 연주보다도 더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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