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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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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97회 작성일 01-09-1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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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미진이는 꼬깃꼬깃 접은 편지를 주었다.'소장님, 저도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요.성경이 성지는 참 좋겠네요. 안아 주는 엄마가 있으니까요.'삐툴빼툴 맞춤법도 맞지 않고 종이도 노트를 주욱 찢어 쓴 글씨로 그리고 공간에는 안기는 모습의 아이를 대충 그려놓은 편지를 나에게 주고는 그대로 달아나 버렸다.내가 미진이를 만난 것은 1학년 때 교회학교에서다. 입은 옷은 말할 것도 없고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아이들이 누군가 했더니 서로 사촌간이었다. 어리고, 못입고, 코 흘리고, 늘 싸우고. 좋은 것은 서로 가지려고 늘 울고.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선생님들의 주목 대상이었고 늘 주변의 엄마들이 한여름에 코트를 입고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챙겨 주는 옷으로 넘쳐 나지만 엄마가 없으니 말이 아니었다.할머니는 집을 나간 며느리들 대신 농사일로 아예 아이들 보는 일은 포기하고 방치하다시피 하니 그 아이들을 상상만 해도 알 일이다.먼저 여성농업인센터 하면서 방과후교실을 열었다.다른 아이들의 교육도 문제였지만 엄마가 집을 나가고 할머니와 아빠가 돌보는 아이들을 위한 일로 무조건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센터로 데려왔다.공부는 뒷전이어도 좋고, 우선은 얼굴 씻기고, 옷매무새 만져 주고, 책 읽도록 하고, 영어 비디오 보여주고, 그리고 간식 주고.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하면서도 늘 사랑으로 안았다.오늘도 방과 후에 아이들이 몰려 왔다.미진이가 입을 뽀족히 내밀더니 '뽀뽀'하는 것이었다.나만 보면 다리 만지고, 허리 안고 ,머리 만지고, 안아 달라고 보채곤 하던 아이라 웃으면서 나도 같이 '뽀뽀' 했더니 얼굴을 붉히며 외면한다.'왜?'당연히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얼굴을 외면하고서 미진이는 계속 쭈빗대고 있다.'미진아 볼에다 뽀뽀 해줄게.'아이의 얼굴이 환해지더니 얼른 다가온다.립스틱 자국을 남기며 아이의 볼에 '쪽'소리를 냈다.손으로 입술자국을 지우며 웃었더니 아이들이 서로 해달랜다.자연스럽게 엄마, 아빠 보면 안기고 싶은 아이들인데 영 서툰 동작으로 어색해 한다. 어릴 때 사랑을 듬뿍 받아야 그 힘으로 일생을 버틴다는데 사랑을 받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내가 안아 주면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져 영 마음을 아프게 한다.나에게 오라 어린 싹이여 두 팔로 허리 안고 뺨을 부비면엄마가 불러 주던 자장가 들리네나에게 안기라 어린 꽃이여달려온 가슴을 안고 있으면 어릴적 만지던 엄마 젖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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