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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켜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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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82회 작성일 01-08-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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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켜진 방하늘에 떠 있는 달빛이 창문에 어린다.지금은 모두 잠들어 있는 깊은 밤.잠을 푹 잘 자야 다음 날 일하는데도 지장이 없을 터인데 낮에 문의하다가 마무리가 되지 않은 자연생태마을 건을 생각하다가 이미 멀리 달아나 버린 잠을 불러 올 수가 없다.갑자기 붐처럼 일고 있는 그린투어리즘, 자연생태마을 등 우리와 연관이 깊은 용어들로 인해 행사도 치뤘고 그래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데 아직도 그 여파인지 몸은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8월 31일 21세기 새로운 농촌 만들기 세미나에 초청되어 발표하는 문제도 겹쳐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해진다.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내가 이 열정으로 노력해도 현실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결과들로 냉냉한 가슴들은 어찌할 거며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고 ..........마치 지구의 모든 문제를 혼자 안고 있는 양 뒤척이는데 어머니 방에서 불빛이 새어 나온다.어머니.어려서부터 우리 나라 농촌의 역사를 몸 안에 그대로 간직하고 계신 분이다.일찍 작고하신 친정아버지 대신 집안을 일으키고 철학과 이상이 높은 남편을 만나 그것을 현실로 나타내도록 노력하느라 한평생을 흙과 함께 한 어머니.오늘도 아들의 고집을 꺽지 못하고 약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한 고추밭에서 얼굴이 고추빛으로 물들때까지 고추를 따다가 해가 진 뒤에야 오셨다. 아들과 며느리가 하는 일에는 신앙처럼 믿고 계신 어머니.앞서서 일하는 사람은 당연히 안 좋은 소리는 듣게 되어 있는 거라며 오히려 흔들리는 우리를 격려해 주시는 어머니가 이 한밤중에 일어나 계신다.일어나 어머니 방문을 살그머니 연다'뭐하세요?'돋보기를 걸치고 장갑을 깁던 어머니는 웬일이냐는 듯 쳐다보신다.아무런 말도 못하고 방문을 밀었다.다 헤진 면장갑을 다섯 손가락 일일이 덧단을 대어 꿰매는 어머니의 모습은 이미 우리에겐 낯익은 모습이다.한 번 쓰고 버리기 쉬운 면장갑을 일일이 빨아 헤진 곳을 다시 깁는 어머니의 모습은 내가 흉내도 못 낼 기막힌 솜씨다.더러워진 장갑인간을 보호하려고 자기 몸을 버리는 장갑에 대한 예우로 어머니는 장갑을 잘 손질하고 계시고.어머니 저도 기워 주세요.제가 우리의 삶터를 위해 헌신한다거나 희생한다는 거창한 말은 안해요.그러나 겨우 그 흉내를 내려다 때로는 상처를 입어 찢기고 헤져서 이제는 아무 쓸모 없는 사람처럼 생각될 때가 있어요.그러면 어머니는 저에게 사랑의 덧단을 대어 마음을 기워 주시면 되지요.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풋내기 며느리를 오늘까지 꿰매어 주신 어머니가 앞으로도 제마음의 상처들을 감싸주셔야 해요.쌀이 남아돈다는 우리 나라에 농촌의 희망이 이미 땅바닥에 떨어져 있어 회복하기 어려운 오늘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생채기난 농심을 꿰매며 농촌을 지키는 어머니가 있고 우리가 뒤를 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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