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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c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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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525회 작성일 01-08-21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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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정호승 詩 -수선화에게-오랜만에 툇마루에 걸터앉았다.저 멀리에는 능선 아래로 조그마한 밭들이 다랑이 다랑이 붙어 있고 여전히 푸른빛을 자랑하는 여름은 뜨거운 열기와 함께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붉게 익어 가는 고추대가 보이고 큰 키의 옥수수가 서 있는 밭둑으로 온갖 곡식은 무더운 여름 기운을 견디며 쑥쑥 자라고 있다.산중턱에 앉은 조그마한 집 앞마당에는 잡풀 하나 보이지 않고 고랑을 이룬 텃밭에는 쪽파가 자라고 이제는 뼈만 남은 손으로 이 곳을 일구고 마당을 쓸고 풀을 뽑아내며 휘청이는 걸음으로 거동이 가능한 할머니는 연신 눈물만 훔쳐내고 있다.입구에 가지런히 심어 놓은 사철나무 사이에 늘 누구든지 드나들 수 있도록 비껴 놓은 얕으마한 대문은 오늘도 사람들의 손을 기다리는 할머니와 같이 비스듬히 서 있다.오지 않는 자식들을 오히려 그들이 먼 길을 달려오는 수고로움이 더 송구스러워 늘 기다리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모정을 삼키는 할머니.방학을 맞아 집에 있는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와 옆집 아이 그리고 동네 아주머니와 함께 매달 음식 나누는 날을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최고로 덥다는 오늘 음식을 챙겨 들고 찾아갔다.짧게 쓴 글이지만 늘 보물처럼 간직하고 계실 편지를 크게 낭독해 드리도록 했다.'이 음식 드시고 힘 내셔서 건강하게 사세요'.우리가 사랑을 전달하는 일은 이처럼 미약한데 한 달을 기다려 주시는 할머니는 얼마나 큰 기다림인지.다른 이웃을 방문해야 한다는 핑계로 깊게 패인 눈의 눈물을 닦아 드리고 나올 수밖에 없다. 잡은 손을 일부러 빼내어야만 놓여지는 손 , 그 손의 힘을 외면하고 다시 가야 하는 우리우리는 천 년의 인생에서 한 줄기 바람 같은 것일까이렇게 무력하게 스러져 가는 인생에서 홀로 외롭게 가면서 세월을 비켜 갈 수 없는 또 한사람의 외로운 노인은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사정없이 흐르는 땀을 눈물과 함께 닦으면서 산중턱을 내려왔다.혼자 온 인생이 결국엔 혼자 가지만 그래도 더불어 살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그리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다음에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다시 이 모습 그대로 뵐 수 있을까혼자 꺼져 가는 촛불처럼 그냥 가신다면 어떻게 하나.내내 숙제같은 무거운 짐을 지고 내려온 나는 지금도 바람 앞의 촛불을 감싸고 있는 마음이다. 울지 말라고, 살아 있음이 큰 축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 말조차 전하지 못하는 못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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