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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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애순 댓글 0건 조회 2,300회 작성일 13-09-12 06:41본문
초록물 흘러 온통 푸르던 산이 조금씩 물들고 있었다.
저만치 서 있어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지만
흔들리며 흐려진 진한 색들이 옅어지며 힘을 빼고 있었다.
모두 똑같은 나무처럼 보이던 산이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각자의 색을 다양하게 내고 있어
그 자체의 아름다움조화를 이루고 있는 가을산이었다.
저 멀리에서 먹구름 몰고 와 빗소리를 들려주고
한방울씩 선보이던 비도 갑자기 소나기로 변해
마음을 급하게 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며 소리내는
산 속의 자연은 즐거움과 아름다움이었다.
나도 저 속에 섞여 있으면 하나의 나무가 되고
그 조각이 모여 숲을 이루고
각자의 이름으로 살아가면서도 조화로움을 만들겠다.
자기 키보다 높은 곳을올려다 보는 일은
일상을 벗어나는 일이다.
내
눈높이만 맞추며 살다가 문득 눈을 들어
저멀리 우뚝 서 있는 산줄기도 바라보고
자연의 장엄함이 나를 감싸며 서 있는 광경은
가을을 맞이하는 또 하나의 기쁨이다.
자주 산에 올라 마음을 나누고 마음을 주고 올 일이다.
내 안에 갇혀 발현하지 못했던 무지개빛 색들이 또 하나의
조화로움으로 비쳐진다면
나도 다시 자연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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