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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타고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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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애순 댓글 0건 조회 2,099회 작성일 11-05-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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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세계여행
최애순

오월의 농촌은 시간싸움의 현장이다. 모종관리부터 밭작물의 모든 파종에 이르기까지 이 기간을 잘 보내지 않으면 일 년 농사 계획이 차질이 날 정도다. 아름답고 풍성한 오월이지만 일각일각이 숨이 가쁘다.
이런 중에 농장을 방문하겠다는 우프 신청이 있었고 우리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우프(WWOOF)는 유기농을 실행하는 곳에서 일손을 도와주며 숙식을 제공받는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가정(농가)에 들어 가 하루 평균 4~5시간의 노동의 대가로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받게 된다. 농장 가족과 함께 전통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농촌과 세계를 이어주는 문화사절단의 역할도 하고 있어 점점 세계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오후에 자전거로 도착한 우퍼(우프를 신청한 사람)는 2010년 3월에 스위스에서 출발하여 서천까지 1년 2개월에 걸쳐 왔다는 것이다. 본국의 알프스 산맥을 넘어 중동국가들을 거쳐 중국, 일본을 지나 우리나라에 부산에 도착한 후 경주, 포항 서울을 거쳐 3주일 동안 여행하다가 농촌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싶어 농장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자전거 뒤에 실린 배낭, 앞바퀴 양쪽에 달린 취사도구만으로 1년 2개월을 달렸고 앞으로 1년 동안 몽골, 라오스등을 거쳐 다시 본국으로 들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농업에 관한 것은 책에서 배운 정도의 지식 밖에는 없지만 이 곳에서 직접 육체적 노동을 제공하면서 여러가지를 체험하며 계획을 실행하려는 29세 푸른 눈의 청년은 성실하다. 한국음식은 처음이라면서 어색한 젓가락 사용에 식사시간은 길어지고 있지만 외국인이라고 특별식을 내놓을 수 없어도 잘 적응하고 있다.
바쁜 시간이지만 흔치 않은 경우라서 경험담을 들을 기회를 마련하여 질문을 던지며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이미 3년에 걸쳐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다녀 온 사람의 이야기를 신문에서 보고 자신도 도전해 보고자 시작했단다. 가족의 걱정도 많지만 이메일을 통한 안부인사 정도로 연락하고 자신이 출발할 때보다 많이 달라진 모습에 스스로 대견하다고 했다.
높은 산맥 줄기를 넘나드는 일, 긴 사막길에서의 목마름, 극한 추위에서 떨었던 일보다도 힘들었던 일본 지진을 경험한 일이라고 했다. 어느 곳을 가든 지구촌 사람들은 친절하였고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사랑이 넘치는 곳곳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청년들 대부분은 취업의 문을 두드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거나 안정된 직장에서 미래를 계획한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일은 쉽지 않아 막연하나마 해보고 싶은 목록에나 적혀 있을 법한 일을 직접 실행에 옮기는 젊은이를 보는 일은 참 드물다. 자전거로 세계여행하며 곳곳의 여러 경험으로 인생의 호연지기를 기르고, 튼튼한 육신과 정신을 바탕으로 페달을 밟고 있는 이 청년 기억 속에 서천의 아름다운 이미지와 친절함을 심어주려 한다.
이 농사철에 받아들인 이국청년의 만남으로 일상의 틀을 잠시 깰 수 있었고 삶의 안일한 흐름에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족을 따뜻하게 품고 오월을 가정의 달이며 사랑의 달로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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