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오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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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01회 작성일 04-03-30 16:26본문
엠마오로 가는 길
이름 : 운영자 번호 : 354
게시일 : 2004/03/30 (화) PM 11:02:08 (수정 2004/03/30 (화) PM 11:38:23) 조회 : 115
숲이 있고 그 그늘 사이로 걸어 가는 세사람이 그려 있는
성화를 좋아 한다.
부활 소식을 듣지 못하고 실망해 돌아가는
제자들과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그림이다.
솔밭과 동백나무 사이로 난 작은 길에서 가방을 둘러메고
모자까지 쓴 두 어른이 나를 보더니 반갑게 손을 내민다.
'내가 노을이 할머니구, 이 사람은 은정이 할머니.'
며칠 전부터 옥남리에 사는 노을이 할머니가 센터를
방문하겠노라고 하신 터라 반가운 마음에 손을 내밀었다.
읽을 줄은 아는데 쓸 줄은 모르고,소문은 벌써 들었지만
아직 용기를 내지 못했는데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말씀에
부끄러움을 묻혀내셨다.
장항읍 옥남리에서 이 곳 까지 걸어오려면 족히
30분이 넘는 거리인데도 운동 삼아 걸어오셨다니
고맙기도 하고 가방 속에는 노트며 연필, 지우개까지
준비해 오셔서 우리를 웃게 했다.
숲 속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보인다. 실망하는
걸음이라도 숲 속을 거닐면서 도란 도란 거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면 그 곳에 예수님이 찾아오듯이
할머니 두 분의 걸음 속에도 그런 희망이 들어 있었을 거다.
돌아가는 길도 다시 걷겠노라고 하셨지만 처음부터 무리하면
안된다는 우리의 만류로 차를 타고 돌아가셨다.
아직 농사일을 시작하지 않은 친구들과 다시 오겠노라고 하시니
아마도 이 숲 속길은 소풍을 나온 친구들처럼 떠들썩하겠지.
지나온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의 삶의 계획을 설계하는
여성농업인을 기다린다.
그들에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서의 역활을 나누고,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이 소중한 것도 함께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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