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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제가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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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358회 작성일 04-01-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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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운영자 번호 : 335
게시일 : 2004/01/13 (화) PM 09:42:23 (수정 2004/02/11 (수) PM 02:33:02) 조회 : 101

수연이 할아버지가 비료포대를 들고 오셔서 어머니를 찾았다.
금방까지 불을 때던 어머니가 어디 가셨는지 보이지 않아 잠깐
기다리라고 말씀드리고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

동백나무숲에서 나무 한 짐을 지고 나오시는 어머니를 보았다.

-무슨 나무에요?

-엄나무란다. 내가 하두 찌기 어려워 김장로한테 말했더니
아주 큰 가지를 쳐 주더라. 그래서 김장로네, 탁지매댁,
정자네 다 주고 이건 우리가 쓸거다.

어머니는 힘도 좋으시다. 이 나무 뭉치를 들고 나오시다니...
일륜차로 싣고 오면서 수현이 할아버지가 오셨다고 알렸다.

수현이 할아버지가 들고 오신 것은 집에서 기르던 하얀 토끼였고
어머니 요청으로 약에 쓰라고 가져오신 거란다.

허리가 좋지 않은 성천이 아빠를 위해 엄나무와
토끼로 약을 한다고 하신다.
마을 센터 준공식에 쓸 돼지를 묶다가 허리가 삐끗했다고
엉거주춤하고 다니니 어머니가 그냥 둘 리 만무하다.

어머니의 정성으로 며칠동안 다려진 약은 이네 한 사발씩 성천이 아빠
몫으로 돌아갔다.

-약은 정성으로 낫는 거다.

평소 어머니의 지론대로 그 정성은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서러워 해도 괜찮을 정도다.

그런데 약을 먹을 시간에 오지 않아 가장 눈에 띄는 곳이라 하고
어머니의 판단대로 싱크대 위에 약 그릇을 잠깐 놓으셨댄다.
그날 따라 설거지를 열심히 하던 나는 무심코 쏱아버리고는
얼른 씻어서 그릇을 엎어 놓았다.

잠시 후에 어머니가 무얼 한참 찾으셨다.

-무얼 찾으세요?

-이상하다. 분명히 여기에다 놓았는데 없어졌어.

-뭔데요?

-애비 먹으라고 약 떠다가 여기다 놓았는데 없어졌다.

-.....

(어머니 제가 그 약이 식은 상태를 잘 알지 못해 약인 줄
모르고 버렸어요.)

이 말을 해야하는데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그렇게 정성을 기울인 건데 감히 내가 없앴다고 한다면
그 실망하는 모습을 어떻게 볼 것이며 ....
이렇다 저렇다 아무말도 안하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

아마도 어머니는 내가 그랬을 거라고 짐직하시면서도
아무말도 안하셨을게다.
(철없는 며느리 같으니라고. 지 남편 약인데도 그것도
모르고 그랬다)고 한마디 정도 하셔도 되는데
'이상하다, 이상하다' 계속 고개만 갸웃하시다가 마셨다.

그 다음부터는 열심히 내가 챙겨주었고 바닥이 다 드러 날 때까지
차가워서 엉겨있으면 밥통에 넣었다가 주고, 중탕하고,
가끔 나한테도 먹어 보라고 억지로 먹여도 그저 당신 몫이라며
다 마실 때까지 지켜 서 있었다.

어머니가 흐뭇해 하시면서 다시 한 번 더 먹어야 한다고 하셨지만
본인은 별로 원하는 것 같지 않다. 이제는 좀 부드러워 졌는지...

아무튼 그 때 어머니께 말씀 드리지 못한 것 죄송해요.
혹시 어머니가 컴퓨터 배우셔서 이 글을 읽어보시면
진실을 아시겠지만 이 곳에서 읽지 못하면 모르실거에요.
그 때까지 저는 말씀 드리지 않을 거구요.

어머니 그 날 일을 알고 싶으시면 컴퓨터를 배우셔야 겠네요.
'내가 이제 배워서 뭐 한다구' 이렇게 말씀 마시고
마을 정보화교실에 강사님이 대기중이니 어머니도 꼭 배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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