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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537회 작성일 03-10-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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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만 다녀가요.-교육이 있어 좀 늦어 질 것 같으니 기다리지는 마세요. 황토방에 불을 지폈으니 한 시간만 쉬었다 가라는 춘자씨의 요청에 선약을 말씀드렸다.칠전에 모여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고추절임 방법을 강의 하기로 되어 있으나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 것 같아 서둘렀다.그러나 항상 일이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어서 집에 가기 위해 시동을 걸으니 10년 넘게 탄 차가 꼼짝도 안한다.아까까지도 털털거리긴 했지만 요란한 소리로 달리던 차가 아무 소리도 안내니 속수무책이다.결국에는 타고 간 차를 놓고 정란이 외삼촌차에 실려 집에 돌아오니 시간이 10시를 가리킨다.동백나무 사이로 언뜻 비치는 춘자씨 집을 바라보니 황토방에 불은 켜 있어 아마도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잰걸음으로 달리듯 걸어갔다.앞치마를 아직도 벗어 놓지 않고 나를 기다라던 춘자씨는 그 선한 얼굴에 웃음을 가득띄고 내 손을 반갑게 잡는다.이렇게 오느라고, 별 것도 아닌 데 오라고 해서 미안하댄다. 오히려 그 말씀에 내가 더 미안해지고 서로의 반가운 마음을 아랫목에 옮겼다.방이 뜨끈할 때 땀 내면서 푹 쉬면 몸이 개운하다면서 베개를 내 주고는 한 시간만 누웠다 가라고 성화시다.늦은 시간이니 잠깐 있다 가겠다며 손을 잡고 얘기나 하자고 오히려 내가 요청하니 정다운 우리는 이내 동무가 되어 있었다.인생살이에는 소설같은 이야기가 있고, 소설보다 더 애절한 사연도 있고 ,그 이야기를 듣는 나는 마음도 아팠지만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고 있는 춘자씨의 말에 기쁘고.한 번도 풀어보지 못한 보따리를 내 앞에 내 놓았다며 당신의 삶에 대한 담담함을 내비쳤지만 그 오랜 세월을 잘 인내하신 분의 산 경험에 내 마음이 오히려 감동이 되어 있는 터라 인생의 황혼기에 다시 새출발을 위해 우리 마을에 삶터를 마련하신것에 감사드렸다.어느 덧 시계는 열 한시를 넘어가고 집에 가려는 날 굳이 붙잡으며 잠깐 기다리랜다. 밖에서 계속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맞춰 따끈한 아랫목에 잠깐 몸을 기대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보다.-이것좀 마셔봐. 우리집 양반이 산에서 구절초꽃을 따다 주길래 꽃잎을 말려 우려 냈더니 아주 냄새도 좋고 훈김이 좋아.나보다 이십년 연상인 친구가 나를 위해 기쁨으로 내놓은 차림이다플라스틱 조그만한 쟁반에 사기컵에 담겨 있는 구절초 차 한 잔이 놓여 있고 하얀 은행알들이 삐죽하게 나와 연녹색 속살을 내비치며 접시에 담겨 있다.-이 밤중에 은행도 볶았어요?-몸에 좋다고 하길래 먹어 보라고.내년에는 구절초 꽃을 많이 따다가 나도 주겠단다. 무엇이든 먹고 힘내라고.요즘에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있었나. 나도 누구에게 이런 따뜻한 사람이 되어 본 적이 있었던가. 물에 다시 꽃잎으로 제 모양을 내는 구절초 꽃처럼 세상의 바람에 움추려 있던 내가 이런 따뜻한 사랑을 받으면서 제 모습의 모양을 갖춘 꽃으로 환원될 수 있구나.얼굴에 길게 드리워져 있는 기미 때문에 괜히 위축되고, 갱년기처럼 느껴지는 증세들로 내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그 모습을 가만히 안아주는 이웃이 있음이 바로 행복이구나.내 이쁜(?) 얼굴을 위해 당신이 맛사지도 해 주시겠단다. 전에 경력이 있으시다며 당신이 연락할 때 오이 한개만 들고 오면 된다나. 맛사지 시간을 예약하며 웃었다.대문을 나서니 하현달이 쨍하다. 달빛은 차가운 밤바람으로 인해 정화되는 모양이다 더 맑고 고고하게 보이니.당신의 달빛같은 사랑으로 저는 오늘도 글씁니다.두 손으로 감싸 안았던 따스한 찻잔처럼 저도 당신을 안아 주고 싶어요. 행복하십시오. 내 친구 김춘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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