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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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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90회 작성일 04-07-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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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목

이름 : 운영자 번호 : 385
게시일 : 2004/07/06 (화) AM 00:45:40 (수정 2004/07/06 (화) PM 05:45:13) 조회 : 104

요즘 아침에 일어나 기도드린후 날마다의 일과는 삽목이다.
내가 심어 놓고도 잊어버렸던 곳에 허브향이 가득하였고 의국씨 말대로 윗순을 잘라연결포트에 심어 놓으니 거짓말 같이 뿌리가 내리는 놀라운 일을 경험하고 있다.

나는 대체로 삽목을 좋아하지 않았다.
처름부터 씨를 뿌려 잘 자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약간의 주관이 있어 실사를 고집했는데 정말 며칠이 지나니 줄기 밑부분에 햐얀 뿌리가 달려 있어 놀랐다.

그때부터 나의 일과는 바빠졌고 공간을 그렇게 많이 차지하지 않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마당 한구석부터 시작했는데 중앙까지 침범하면서 애플민트, 라밴다등은 자라고 있다.

이제는 아예 다른 것까지 적용을 해서 조그마한 선인장 종류부터 요즘 줄기가 잘 자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포트에 꽂아놓기 바쁘다.

그래야 하는데 ...
나의 기쁨을 빨리 전하고 싶어 안달하는 것처럼 내가 살고 있는 농촌의 희망도 이렇게 삽목이 잘되어야 하는데 잘 뿌리가 내리지 않는지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지도자는 외롭다. 힘들다. 아프다등등.....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 같은 무뚝뚝한 줄기에서 하얀 뿌리가 나오는 것처럼 변화가 없을 듯한 마을에서 저렇게 뿌리가 번성한다면 얼마나들 기뻐할까.

오늘도 저녁 늦게까지 마을 회관에 모인 우리는 전반적인 마을 문제를 공유하며 해결점을 찾으려 애썼다. 많이 알고 있는 전문가 수준의 사람, 이제 막 이 일에 관심을 나타내는 사람, 무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알고 싶은 사람들로 구성되니 쉽게 결론이 나질 않는다.

무슨 일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력이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그 과정은 무시하고 오직 결과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 속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도 누군가 시작한 일 아니냐. 그 시작의 기운을 느낀다면 함부로 비판하지 못한다. '밥장사' 운운 하면서'.
이런 농촌의 변화가 소꼽장난이라고?
그렇게 비하해서 얻는 것이 뭔데?

연한 순을 내고 있는 작물에 가위를 대는 일은 아픔이다.
물론 나도 사과하면서 또 다른 잉태를 꿈꾸게 해준다며 위로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잘 자라도록 보살핀다.

나도 그렇게 하길 원한다. 잘 자라도록 더 격려해주고 또 밀어주고.
그런데 나는 용기를 잃고 있다. 무심코 던지는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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