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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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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09회 작성일 04-06-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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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이름 : 번호 : 381
게시일 : 2004/06/08 (화) PM 00:43:07 조회 : 131

엔도오 슈우사쿠의 '침묵'이 생각났다.
종교적 순교든 삶의 정지선에서든 나에게 다가온 침묵은
길고도 짧았다.
내리막길에서 정지되지 않는 차안에서
나와 함께 한 사람은 같이 침묵했다.
마음속에서는 함성이 터지고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 스치고 있었지만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서 그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 연결이 되었다.

-선생님 미안했어요.

-뭘요. 이렇게 통화할 수 있잖아요.

-어떻게 한마디도 안하셨어요. 소리를 지른다든가 하는 그런...

-마음속으로는 위험하다고 소리치고 있었지만
더 당황할까봐 않했어요.
아직 두 사람이 할 일이 많으니 생명을 연장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했지요.

-선생님 이미지가 천연염색의 은은함 같아요.

-그래요?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염색 배우라는 말을 잘 안해요.
무척 힘든 작업이거든요.

우리는 정답게 서천과 부산을 연결하는 전화선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득해지는 것이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그 위기의 순간을 침묵으로 함께 하며 무사하기만을
염원했던 우리는 아마도 자주 만날 것이다.

손끝의 감각으로 예술을 창조하는 작업과 함께
인격 도야를 위해 정진하는 분 옆에 있다면 나도 닮을 것이다.
말하지 않고도 그 마음이 통한다면 이보다 큰 대화가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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