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놀라더구나. 엄마가 왠일이냐고.
그러나 엄마도 그만한 투자는 할 줄안다고 말했지. 워낙 너희들 요청을 잘 들어주지 않아서 인지 너희들은 눈이 휘동그래졌지만 엄마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런단다.

성경아.
네 방을 정리하다가 친구에게 쓴 편지가 책상위에 있길래 읽어 보았다.
물론 몇 번 눈에 익은 편지여서 별 내용이 아니겠구나 싶어 청소하다가 우연히 펼친 건데 네가 심각하게 꽤 길게 쓴 편지였어.
우정을 유지하고픈 네 마음을 읽다보니까 엄마의 사춘기 시절 무척 힘들었던 때가 생각났어.

친구와의 갈등으로 밥도 먹지 못하고 성적도 떨어지고, 세상 살고 싶은 마음도 나지 않아서 고민하던 시절을 기억하니까 네 마음을 알겠더라.

성경아.
네가 그런 고민이 있었어도 엄마가 잘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구나. 너와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화도 나누고 싶었는데 어느 새 훌쩍 커 있어 엄마가 감히 대화 요청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요즘도 그 친구 때문에 괴롭니?
네 마음을 십분 이해하지만 좀 거리를 두고 다시 생각해도 괜찮을 듯 싶다.
왜냐면 그 애와 자라 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의 방식이 달라서 확실히 표현의 차이를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