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편치 않다.
중3이라고 늘 밤늦게까지 책상앞에 앉아 있는 것,
문제집 많이 사는 것, 아침에 못 일어나는 아이를
억지로 깨우는 것, 살이 좀처럼 빠지지 않는 것등등은
중3이어서 그러려니 하지만,
의국씨와 함께 풀무고등학교에 입학시험을 치루러
가는 날은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딸아이가 벌써 내 품을 떠난다는 생각도 있었고
평범한 인문계에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전공하면 좋을텐데 하는 안일한 마음도 있었다.

우리의 주장이 들어가기전에 의국씨는 현재의
입시제도에 대한 반발과 풀무학교의 정신이 좋다면서
성경이에게 의견을 물었고 결국은 입학허가원까지 받았다.

10월 27일 아침 성경이가 인터넷에서 합격자 발표를
보는 모습을 못본 척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엄마도
확인하라며 성경이가 불러 세웠다.

다시 마음이 흔들려 어서 밥먹고 학교 가라는 말만 했다.

아무튼 우리 성경이는 대한민국의 농업 현주소를 정확히
직시하고 서경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하며
자신의 앞날도 꿋꿋히 개척할 풀무학교에 입학한다.

오늘의 결정이 성경이 인생에 흔들림없는 푯대가
제시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