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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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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863회 작성일 04-10-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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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 소녀(?)가 있다.
어찌나 탐스럽고 긴 머리인지 만나기만 하면
우리는 머리를 만지곤 한다.

나에게는 꿈같은 일이고,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여성을 좋아하는 성천이 아빠의 소원은 저 편 물건너
가도 한참이다.
약간 자연스러운 곱슬에 머리결은 부드럽지 않은 ,,,
남편의 정서와는 영 다른 머리를 가진 나에게 그 머리를
간수하는 비결을 몇 번을 묻고 그대로 실천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긴머리 소녀 같은 아줌마는 여간해서
웃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하고 대화할때는 그런 것 같지 않은데
나에게만 유독 그런 것 같아 매번 여간 서운한 게 아니었다.

나이도 나보다 아래고 젊은 댁이니 나와 정서가 맞을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별로 마주치기 싫어하는 것 같아
좀 그랬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친절하게 웃고 지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만날 때마다 웃고 손 흔들고 안부 인사를 물어도
그저 무뚝뚝할 뿐이었다.

그런 그녀가 마을 부녀회 총무를 맡아 불철주야 고생이다.
메뉴를 짜는 일, 반찬거리를 마련하는 일부터 소소히 나와 함께 하는 일이 많아져 자연히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아 졌다.
자세히 보니 다른 사람들하고는 잘 웃기도 하고 지도력도
있어 책임감이 강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나와 대화를 할 일이 생겼다.
무척 말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대신 말을 전해 주었으면 하는
(신상에 관한 일이므로 밝힐 수는 없지만) 내 핑계대고
나의 말로 좀 해 주었으면 하는 요청이 들어왔다.

뜻밖의 부탁이라 순순히 응했다.
그러나 나 역시 잘 되지 않아 서로의 작전을 짜고
치밀한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아직도 해결의 기미는 없다.

다만 희망으로 생각되는 것은 마을 전체에 관한
일이니 시간이 지나면 곧 해결되리라는 믿음만
갖고 있을 뿐이다.

그 이후에 우리는 대화가 많아졌다.
주로 마을에 관한 이야기긴 하지만 의기투합도 되고
서로 몰랐던 공의로운 부분이 있어 마음도 맞추어 진다.

오늘 아침에 그 집앞을 지나면서 예전처럼 손을
흔들고 인사했다.
그녀가 손을 흔들었다.
18년 만의 일이다.
신기하고, 재미있고, 흥겹고, 즐거워 입이 귀 잡으러 가고 있었다.

지금도 미소가 저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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