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다란 손, 뭉특한 손, 손가락 세 개를 잃은 손등
마을 어르신글의 손을 한 달에 한번씩 만져 본다.
옥북보건진료소와 함께 하는 질병없는 마을 만들기 일환으로
한달에 한 번씩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고 건강을 위해
주의해야 할 일등을 세심하게 일러주는 일도 또한 몫이다.

많지는 않지만 이미 혈압과 혈당의 수치에 이상이 있어
치료를 받고 있는 주민이 15명 이상이 되니 마음
놓고 있을 일은 아닌 듯 싶다.

진료소장의 보조로 내가 담당하는 이 일이 손에 익지 않아
가끔 서투른 행동을 하면 오히려 어르신들이
더 재미있어 하니 웃음이 난다.
'최소장이 못하는 일도 있구먼.'

성경이를 조산하면서 고생을 많이 한 일로 피를 보는
일을 무척이니 꺼려한던 나에게 손가락을 찔러
일일이 혈당을 체크하는 일은
저절로 눈감게 하는 일이긴 하지만 제법 익숙해졌고
덩달아 더 깊은 생활상식으로 당뇨병과 뇌출혈,
고협압등에 대해 관심을 더 갖게 된 것도 이 일을 하고 부터이다.

오늘도 30여명의 주민들과 함께 했다.
'집으로...'라는 영화도 한쪽에 틀어놓고 간단한 다과도
함께 하면서 따뜻한 교육장에서 3시간 이상을 함께 하는
일은 나에게도 깊은 충전의 시간이다.

흔히 고급병, 현대병이라 일컫는 병이 농촌에서 흙과 일생을
같이하며 땀흘려 일한 우리 어르신들에게도 발병한다는
사실이 놀랍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일과
예방을 철저히 하는 일은
내가 열심히 해야 할 일 중의 하나이다.

이러다가 의사된다고 나서는지 몰라.
성천이 아빠 말대로 나는 무엇이든지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으니 이참에 다시 예방의학쪽으로 공부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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