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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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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509회 작성일 05-05-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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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전 내가 알 수 없는 때에 태어나
내가 사랑하던 할머니는 내 앞에서 가셨다.
올 때는 혼자 울었고 갈 때는 많은 사람이 울었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그렇듯이
마치 다시 꿈 속의 세상을 찾아 가듯 평화로운 잠자리에 누워
저 세상에 가신 분을 두고 우리는 호상이라고 했다.

나옥자 할머니는 나를 예뻐 하셨다. 이는 하나도 없고
허리는 구부정해도, 비록 여름에도 겨울 옷 입고
나와 계시다가도 내가
인사하면 더없이 기쁜 모습으로 늘 응대하시곤 했다.

내 친구가 변변이 없는 이 곳에서 나를 보기만 해도
좋아하시던 할머니가 나도 좋아서 몇 번을 찾아갔었다.
우리 아이를 데리고 혹은 혼자서.

젊으셨을 때는 유머가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그 주위에
둘러앉아 그 옆을 떠날 줄 몰랐다는데 지금은
그 때의 미소가 남아있지만 늘 혼자 누워 계셨다.

외로움을 알 수 있을까? 이렇게 사는 것을 괴로워하지 않을까?
내 젊음의 생각으로 인생의 고뇌를 생각하려 해도
할머니 표정에서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사는거여.'

내가 어떻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주어진 시간이니
물처럼 산다는 말씀따라 나도 편하게 앉았었다.
내 마음이 이렇게 편할 수 있는 건
세월의 흐름이 주는 여유가 파급되어서겠다.

아무튼 이제 마을 뒷편 언덕아래 대나무 울타리집을
내가 찾아갈 일은 별로 없겠다.

단지 나를 보면 그 마음씨 좋은 웃음을 보여줄이 없으니
마음한 편이 아려올 뿐이다.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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