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팜

쇼핑몰 검색

#한과   #자갈한과   #2024   #블루베리   #2023   #망개떡   #곶감  

일반게시판

담벽에 기대고 서 있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466회 작성일 05-03-28 22:22

본문

이 땅의 할머니들은 모두 사랑덩어리다.
그 아이들을 그렇게 사랑으로 돌봐주고도, 주고도,
또 주고도 모자라 늘 미안해 하시는 할머니들.
우리애가 학교를 향해 갔을 때도 가장 많이
우울해 한 사람도 우리 어머니였던 걸 보면 할머니
사랑을 모르고 자란 내가 스스로 아쉽다.

아침 운행길에 아이들을 배웅하는 할머니들을 늘 만난다.
슬이, 예림이 ,정현, 수하, 규태, 정민, 혜민, 사랑, 정은,
동우 모두 차가운 바람이 불면 치마로 감싸고 비가 오면 당신의
옷이 젖는 줄도 모른 채 둥우리에 감싸고 계신다.
그래도 늘 즐겁고 기쁜 표정인데...

오늘은 날머리 그 옆을 돌아 가는 담벽에 기대고
서 계신 예림이 할머니를 보았다. 어리광이 심한
예림이를 늘 달래기도 하고 때로는 손을 잡고도
계셨는데 오늘은 혼자 나오셨다.
예림이가 아픈가 싶어 물어 보려 했더니
먼저 말씀 하신다.

'예림이는 엄마한테 갔어요.'
이제 학교갈 나이가 되니 적응도 해야 한다는 엄마의
의견대로 서울로 갔댄다.

많이도 고생하셨는데 무척이나 서운해 하시니 우리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 엄마가 많이 좋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예림이는 명랑해서 잘 적응할 거예요.'
애써 위로해 드려도 영 표정이 고쳐지질 않는다.

'선생님, 혹시 우리 예림이가 다시 오면 꼭 다시 받아줘유.'
'그럼요. 예림이가 놀러와도 연락 주세요.'

차가 멀리 갈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셨다.
어린 손녀가 있어 제대로 외출도 못하셨을테고
마음을 맞춰 주느라 마음 고생도 있었을 텐데
미운 정 고운 정이 몽땅 사랑으로 변해 버린 걸
어찌하지 못한다.

조건 없는 사랑이니 더욱 가슴이 텅 비었을까.
꽃샘 추위가 영 가시지 않는 이 봄날에
할머니의 가슴 한 켠은 더욱 춥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없음


TOP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겼습니다.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쇼핑계속하기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