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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성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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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546회 작성일 05-03-04 16:35

본문

입학식에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
네가 입학식에 참석했을 때 엄마는
서울 한복판에 있었구나.
네가 더 소중하고 네가 하는 일에 엄마가 더 많이
보살펴 주어야 하는데 일찍부터 넌 혼자 해결해야 될 일이 많구나.

네가 태어나면서부터 아빠는 육종실험실을 갖고 싶어했어.
지금도 생생한데 아버님에게 자신의 실험실을 갖고
싶다고 주장하던 모습이 선하다.
1981년도에 다시 농촌으로 들어 와 농촌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하던 청년이 가정을 꾸리면서 자신의 생각을 더 구체화
했던 것 같고 그 일의 결심이 1987년 도농 직거래부터
시작한 공동체 였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던 때이기도 하다.

우리가 갖고 있던 십자화과 배추와 상추, 무우 원종을
더욱 개발, 보전하겠다는 의지와 육종이야말로 농촌을
일으킬 수 있는
혁명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거지.

아버님은 쉽게 허락하지 않으셨지만 끝내 허락하시고
1992년도에 지금의 센터를 건축하게 되었지 그 때가
네가 3살 때였고, 엄마는 공동체 일로 이미 친척 할머니가
널 돌봐주고 계셔서 거의 엄마와 같이 있을 시간이 없었구나.

그 때부터 지금껏 우리 아이들에 대한 생각보다는
바깥일에 더욱 치중했던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든다.

네가 기억하는 엄마는 공동체에서 늦게 까지 일하는 엄마,
학교에 간다고 책들고 다니는 엄마, 지금은 센터에서
아리랜드에서 일하는 엄마로 보이니 네 친구들 엄마처럼
다정한 말도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다.

뒤돌아 보면 품 안에 있는 자식일때가 좋다고 하는데
오빠는 공주로, 넌 홍성으로 보내놓고 오히려 남아있는
우리가 마음을 못 잡는 것 같다.

네 마음이 어떠하리라는 짐작은 하지만 네게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려 했고, 서천에서부터 홍성까지 내내
눈물 흘렸다는 말에 엄마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의 독립이 내가 사는 동안 큰 자양분이 될 거라고
믿는 마음은 변함이 없단다.

엄마가 독일 유기농 공동체 쉐마스호프에서 만난 16세
소녀를 보면서 네 생각을 했다.
우리 성경이 만한 앳띤 얼굴에 푸른색 티셔츠를 입고
검정 바지에 장화를 신은 모습으로 돼지에게
밥을 먹이러 왔더구나.
치즈를 걸러 낸 물이 마치 우리나라의 살뜨물이 섞인
구정물과 같은데 실습 온 언니와 함께 익숙한 솜씨로 일하더구나.
그 학생은 주말이면 이 곳이 좋아 자원봉사 온다고 했고,
이 곳에 공동으로 거주하는 식구들과는 가족처럼 지낸다고 했어.

잠시 후에 다시 만난는데 어린 젖소에게 젖을 먹이고 먹이를
주면서 연신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국에서 만난 소녀와 네 모습을 겹쳐 보았지.
솔직히 네가 실업계인 풀무학교에 진학하라는 소개를
아빠가 했을 때 나는 반대 했단다. 넌 아주 어려서 부터
의사가 되는 것이 소원이라며 지금도 변함이 없는데
우리나라가 학생으로서 있을 자리가 안심되지 않는다며
나는 반대했고 아빠는 여러 사람을 설득하느러 바빴지.

결국엔 네 결정으로 이뤄졌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안심이 안되었다.

그러나 집에서 멀리 떠나 와 그 곳에서 네 모습의 아이를 보며 마음을 바꾸었단다.

위대한 정신을 소유한 사람들이 갖는 조용한 인내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
시끄럽지 않고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이 인간을
감동시킬 수 있는, 자연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거칠지 않았고, 거스리지 않고 순한 모습이야.
그 순한 역사가 결국에 큰 그림을 만들어 내는 거지.
사람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 그 안에서 충전되는
기운을 느끼는 삶.

풀무학교가 "위대한 평민"을 목표로 한다면 넌 일찍부터
그 위대한 일에 한 사람으로 서 있는거야.
지금은 좀 외롭고, 불확실하고, 힘들겠지만 하나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불 속에서 달궈지는 쇠붙이처럼 밖으로
내던져져 두들김과 깎임속에서 조용히 인내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니?

눈을 감으면 네 귀엽고 예쁜 모습이 아른 거려
금방이라도 보고싶다.

할머니 모시고 네가 기숙하는 곳에 가려고 한다.
평안한 모습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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