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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함께 한 2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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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402회 작성일 05-02-0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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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 마련된 여성교육중에 1박2일 과정의
여성농업인 임원들을 중심으로 리더십 교육을 계획했다.

몇 년전부터 내 마음속에 서천에 각 농업인단체로 일하는
임원들의 모임을 갖고 싶어하던 일이 드디어 실행에
옮겨지는 일이라 긴장도 되었다.

같은 지역에 살고 있지만
각기 맡은 일이 많아 함께 모여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란 어려워
자꾸 미루던 일이었지만 용기를 내어 교육을 하기로 한 날이다.

교육에 참여할 임원들이 시간이 되니 속속 모여 들기 시작하여
나도 덩달아 얼굴이 달아 올랐다.

교육을 맡아주신 심순자 과장님도 열강을 하시고
(너무 분위기가 좋아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르셨다고 말씀하심)
형편상 긴 시간을 참석하지 못하는 몇 몇을 빼고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지역에서 하는 교육이니 얼마든지 핑계를 대고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밤이 이슥토록 함께 하면서 마음을 나눴다.

그 중에 나와 밤을 지샌 그녀는 나보다 어리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이 더 오랜 세월을 살았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일찍 먼저 보낸 남편대신 아이들 교육 마치고
(군입대와 삼성전자에 입사한 딸) 시어머니
봉양하면서 담담하게 사는 모습이
어떤 교육의 과정을 밟지 않아도 이미 세월의
지도자로 우뚝 서 있었다.

버스가 다니는 도로까지 10여분 자전거로 나와야 하는
거리임에도 모습 하나 흐트럼 없이 사는 모습이 감동되어
직접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

시어머님에게 함께 교육받은 사람이라고 소개도 하고
교육을 가도록 배려해 주심에 감사도 드릴 겸
30여분을 차로 달려 당도하니 예쁜(?) 할머니가
며느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농촌살림이지만 정갈하고 혼자서도 20마지기
논농사에, 잡곡 농사까지 어느 것도 마다하지
않고 해내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이렇게 먼 곳에서 교육 시간을 지키고 끝까지
나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도와주던 그녀와
함께 한 시간이 20시간이었지만
마치 몇 년지기 친구처럼 친해졌다.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야 하는 농촌일까.
그 안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또한 어떻게...

지붕으로 덮여 있어 집집마다 알 수 없는 사연들이 가득하지만
그 속에선 꽃이 피고 열매도 맺으며 한결같은 수묵화가
담백하게 그려지고 있다.

언제가 우연히 그 속을 들여다보는 날
여전히 세상이 아름다웠던 이유를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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