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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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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604회 작성일 05-12-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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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지붕에 올라갈 일이 있었던가.
지붕은 아무나 올라가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거의 올라간 본 적이 없다.

그런 지붕을 장화를 신고 올라 가 이리저리 돌아다닌 일은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고 용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라가게 된 사연인 즉
눈이 내려도 그렇게 많이 오는 눈은 난생 처음이라는
사람들의 증언이 이어지는 요즈음 집에 내달은 지붕이 무
너지지 않을까 염려 때문에 잠을 설치는 어머니 염려 때문이다.

아무튼 나장로님네 축사지붕이 무너지게 생겼다는 급한
전갈을 듣고 나간 의국씨가 그 일을 마치고 들어온 다음
우리 지붕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져 올라게 되었다.

야심한 밤에 의국씨는 다시 재무장하고 지붕으로 올라가고
걱정이 되어 나는 따라 가 위에서 던져지는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끄러지면 어쩌나 염려하며 지붕을 바라보고 있자니
목도 아프지만 이 많은 눈을 어찌해야하는 생각이 들자
나도 용기를 내어 지붕에 올라기로 한 것이다.

벌벌 기면서 올라갔는데 생각 외로 넓고 평평하여 잘 걸어 다닐 수 있었다.

함께 눈을 모아 아래로 내리면서 내가 하는 양은 별로 되지
않지만 그래도 함께 하고 있으니 마음이라도 안심이 되었다.

일하는 양보다 허리를 펴고 하늘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았으니
도움이 되었을까.

저쪽 동편에서 늦게 떠오르는 달이 희미하게 보이면서 쑤욱 위로 올라온다.
지붕위에 있는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하나님의 표시라고
했더니 의국씨가 웃는다.
자세히 보니 별도 보인다 말하면서 일한다는 건 핑계고
하늘을 향해 중계방송하는 내 모습도 우스웠다.

아무튼 늦은 밤까지 쓱쓱 소리내면서 눈을 치웠으니
앞집의 나상월집사님이 잠을 제대로 주무시나 모르겠다.

아직 반이 남았는데 장화속으로 들어가는 눈, 아픈 허리,
다리 핑계로 의국씨를 조르기 시작했다.
아까 장로님네 축사에 가 본다고 가다가 미끄러져 두 번이나
엉덩방아 찐 자리가 영 안 좋다고 엄살섞인 말도 양념으로
넣으면서 그만 하자고 하니 할 수 없이 의국씨도 중단했다.

따뜻한 아랫목에 들어오니 슬슬 몸이 아프기 시작하는게
심상치 않아 허리를 치료하고 파스로 도배하고
겨우 잠을청했다.

그랬는데 새벽 6시에 해가마을 지붕이 내려 앉는다고
급한 전갈이 왔다. 이게 무슨 일이야.
잠 자고 있는 의국씨 또 깨워 다시 재난구조대처럼 달려가면서
한비야씨 축소판이라고 웃었다. 지난밤의 경험을 살려
우리 지붕보다 높은 곳이지만 조심스럽게 올라 가 함께
급한 일을 마무리 했다.
이미 무너진 곳이 생겨 지붕은 상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서로 위로 했다.

목사님은 도구를 두 개나 들고 올라 오면서 지난 밤 축사
지붕위에서 배우고 익힌 솜씨를 발휘하면서 용감하게
눈을 치우셨다.

이런 새벽에 지붕위에서 말씀 듣는 것은?
벳새다 들녁에서 말씀전하는 예수님, 지붕 위에서 삽으로
일하면서 말씀 전하는 목사님,

목사님의 삽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지.
한참을 일하면서 눈을 던진다는 것이 삽까지 던져 파묻혀
버린 삽 이야기- 눈이 녹은 다음 가나 목장에 가서 삽
찾는 일도 기억해야 한다.

아무튼 지붕위에서 일하는 우리들은 제법 숙련공이다.

이런 일에 숙련이 되지 않아도 되는데, 어서 눈이나 그쳤으면...

내가 넘어졌던 그 자리에서 넘어진 나철환집사님은
갈비뼈가 부러졌댄다.

이 겨울, 눈 오는 겨울, 너무 많이 쏱아져 내리는 눈,
아주 많이 혼란 스러운 2005년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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