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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건, 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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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541회 작성일 05-09-1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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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비닐에 널려 있는 고추가 오늘도 여드레째다
낮에는 널고 저녁에는 거두고...
고추를 양건으로 건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는
해본 사람들은 다안다.
그것도 날씨가 좋아야 보름 정도 걸리지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곰팡이가 슬거나 색이 바래서 못쓰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양건을 사려고 고집한다.
우선 고추색이 곱고맛이 좋다는 이유로.

그러나 이렇게 정성으로 말린 고추가 제값을 받기는 어렵다.
사는 사람들이 비싸다고 제동을 걸면서도 내리 깍기를
좋아하니까.

우리도 양건으로 말리는 고추 때문에 어머니 허리는
더 굽어져 가고 성지, 의국씨, 나까지 모두 고추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 아니다.

어끄제처럼 갑자기 소나기가 올 때는 일하다 말고
모두 달려 와 비에 젖은 고추를 거둬야 하는 일도
있으니 말이다.

오늘 아침도 9시가 넘었는데 고추에 신경을 쓰지 못하다가
다른 일을 보려고 지나다가 고추를 널었다.

저녁 이슬로 젖어 있는 비닐이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갈퀴로 하나하나 흐트리면서 뜨거운 햇빛을 정면으로 받았다.
양건은 농촌과 같고 기계속으로 들어 가 적당히 말려지는
화건은 도시와 같음으로 비교가 되었다.

모두가 그럴 둣 하게 농촌을 설명하면서 선호하는 듯
하지만 여러 핑계를 대어 회피하는 것처럼, 공기가 좋고
전원생활의 향수를 그리워 하는 듯 하면서도 문명의
그리움으로 쉽게 접근 하지 못하는 것처럼.

기계속에 넣고 적당한 온도만 맞춰 놓으면 보기 좋게
구어져 나오는 화건의 매력에 오랜 시간 은근과ㅣ
끈기로 심지어 초가지붕위에 까지 널려 있던 고추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양건으로 맛있는 반찬을 만든다는 단순한 논리속에는
하늘의 기운을 받아 인간에게 힘을 주고 온순한 마음을
주는 이치가 감추어져 있으니 아는 사람만이 아는 사실일까.

점차 옛것은 스러져 가고 있다.
아울러 옛날 방식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리고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다.
이래서 옛날맛이 없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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