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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파릇 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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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431회 작성일 05-09-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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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 다 되어 집에 돌아 온 의국씨가 다시 밭으로 간댄다.
오후 2시부터 핵폐기장 반대 모임에 나가야 하니
그 전에 배추를 심어야 한다고.
어머니는 아들이 함께 밥을 먹지 않으면 드시지
않는 철칙을 갖고 계신분이라 나도 일찌감치 점심은
포기하고 같이 밭으로 나섰다.

바닷가에 위치한 장벌땅은 이미 가을이 물들어 있었다.
바닷물 소리와 나무사이를 가르는 바람소리는 동일하여
어떤 것이 파도소리린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저 멀리 조그마한 구름이 검게 번져오고 오후 강수율 100%라고
하니 서둘러야 하는 일이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곡괭이를 들고 의국씨는 밭을 고르고 나는 포트에 담겨 있는
배추모종을 뽑아냈다.
약 30cm간격으로 하나씩 뽑아 가지런히 놓고 얼른 구멍을
낸 다음 심었다.
모종을 심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빗방울이 후둑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소나기로 변했다.
얇은 옷이니 몸 전체가 물에 젖었지만 배추를 빨리
심어야 하는 마음이 앞서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에 젖은 우리가 서로를 보고 웃는다. 비를 맞고 있는
배추 모종이나 우리나 모두가 싱싱하다.
이래야 하는데... 흙을 만지면서 사랑하고 그 곳에 씨앗을 뿌려
열매를 거두고...

먼저 심어 놓은 땅에서는 흙냄새를 맡은 배추모종이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비 내리는 하늘과 땅과 푸른 잎.

'"파릇파릇 나고요"라는 말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지.'

의국씨는 봄에 부르던 동요를 이 가을날 넓은 배추밭에서
흥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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