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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와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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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399회 작성일 06-03-1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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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내 짝은 나에게 학용품을 주곤 했다.
지우개, 연필, 아니면 반짝이는 보풀이, 조그마한 색지등까지
그 당시 우리가 흔히 가질 수 없는 것을 가끔 내게 내밀고 하여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 뿐아니라 뒤에 앉은 짝도 예쁜 편지지를 나에게 주어 이유도 모른 채 받기만 했던 기억이 있다.

세월이 많이 지나고 보니 왜 그랬는지 이제 이유를 알 듯하다.
어느 날 내 화장대 위에 있던 조그마한 향수병이 없어진 걸 알았고 구석구석 뒤지다가 포기했다.
어머님이 외국여행 다녀오시다가 며느리에게 선물해 주신거라 쓰지도 않고 보기만 했는데 좀 서운했지만 어차피 쓰지도 않고 관상용이었다 싶어 잊기로 했다.
우연히 방을 치다가 딸 아이의 일기장이 있길래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 슬쩍 들춰보았다.
그랬더니 그 향수병이 거기 있었고(친하고 싶은 아이에게 선물로 주었다는 내용) 나는 실소를 하고 말았다.

친구들이 가져다 주는 학용품은 우정을 위한 거였고 영문도 모르던 나는 많은 시간이 지난 다음 딸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학용품의 이자가 붙어 향수로 나간 사건이라 그냥 웃고 말았다.

그런데 요즘 다시 그 생각이 나게 한다.
성지가 중학교에 들어 가더니만 맨날 걱정만 늘어놓는다. 자기는 친구가 없다, 선배언니가 자기를 싫어한다는등의 걱정으로
눈이 퉁퉁 부어 있고 잠잠하면 기도한다고 엎드려 있고.

오늘 아침에도 등교길에 나눈 대화는 학교가기가 두렵다고 하니
하루 이틀도 아니고 처음엔 들어주다가, 충고했다가 이제는 정도가 넘는 것 같아 윽박지르기도 했다.
이유가 뭘까?
나도 중학교 1학년 입학 후 일주일은 매일 학교 가기 싫다고
엄마를 속상하게 했는데 그것까지 닮은 건지 마음이 여린건지.

그랬겠다.
내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가장 좋아할 것 같은 그것을
친구에게 주었던 어린시절. 이해가 될 것 같아.

오늘 저녁에 오면 무슨 걱정거리로 얘기를 반복할까.
이렇 땐 어떻게 하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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