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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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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497회 작성일 06-02-0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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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다섯번의 식사를준비한 적이 있다.
결혼 후 농삿일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부엌에 있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은 자타의 결론에 의해 밥을 위해 세 번
참을 위해 두 번을 챙겼으니 거의 부엌에서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부엌일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실수가 많아
시집올 때 혼수로 해 온 그릇은 거의 그 무렵에 깨 먹었다.
일하면서 어색하다고 느꼈고, 내가 할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 다음의 시간들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보낸 시간들이다.
새벽에 나가 오이,호박에 교배하고 참외를 따 시장에 내다
팔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프로들과 경주하는 아마추어로 늘 엉거주춤 서 있으면서 내
할 일은 따로 있다고 믿었고, 다른 사람들이 위로하면서
던지는 "자네는 이런 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로
스스로 위로 받았던 시간이 있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부엌도 아닌, 비닐하우스도 아닌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우리 나라 농업의 방향을 얘기하고,
농촌의 희망을 위한 일이라 굳게 믿으며 열정을 내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내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핑계로
생채기를 내고 그 상처를 보듬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마 지금도 그 상태일게다.

새해에 들어서는 처음으로 돌아 가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남편이고 아이들이다.
옛날 맛이 돌아온다면서.

나도 좀 변한 듯하다.
내가 이런 일 밖에 할 수 없는 삶이냐고 반문하며
살던 때가 있었나 싶다.
내가 있는 장소와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그로 인해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물론 나도 아무런 불평없이 잘 감당해 내고 있으니
나이를 먹어서 인지 인식의 전환인지 모르겠다.

한 가지일에 집중하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
지나간 일에서는 배울 점 찾기, 미래 계획 세우기-
다시 읽어 본 "선물"에 나오는 이야기다.

아무튼 부엌에 있든지, 빨래를 하든지, 방청소를 하든지
다 중요한 일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임한다.

공부할 일도 많다. 끊임없이 배우는 일.
요즘은 하루를 길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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