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모두 학생이다.
어머니는 노인학교 학생, 남편은 원예치료사 과정을 밟고 있고
나는 비즈니스마케팅을 배우며 성천, 성경 성지는 학생이니
방마다 구석진 곳에는 늘 책이 쌓여 있고 누구든 앉았다 일어서는 곳에는 책이 놓여져 있곤 한다.

신혼 시절, 방청소 한 번 하려면 방에 흩어져 있는 책을
일일이 훑어 보느라(아버님도 늘 책을 곁에 두고 계셨다)
가끔 눈치밥을 먹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그러려니" 참아주시던 어른들이 고맙기만 하다.

지금도 책만 보고 있으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니
더구나 이런 좋은 계절 가을엔 더욱 심한 현상을 누가 막으리오.

늦은 밤, 새벽녘을 밝히는 불빛이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