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국민의
용기와 예지를 우국적 결단으로 몰아갈 절체절명의 기회다.

여야후보들이 년초부터 서로의 청사진을 견주며
정책차별화에 분주하다.

특히 지난 20일 막을 내린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하나의 큰 획으로 기억될 사건이었다.

몇 가지 문제점은 있었으나 한 마디로 평가하면 크게 성공한 대사였다.

후보의 정책검증 뿐만 아니라
상호 도덕성에 대해 철저하게 성찰하는 모습에서
이전투구의 다툼으로 보는 경향도 없지않았으나
드러난 ‘허물’은 정확히 설명해야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앞으로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들이나 정치 지망생들도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큰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보여준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근소한 표차로 패배한 박근혜후보의 담대함과 의연함에서 표출된 승복의
모습이었다.

대의원투표에선 이겼지만 여론조사에서 그것도 근소한 표차로 패배했지만 평소의
타고난 우아한 자태에서 전혀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승자와 손을 맞잡고
화사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저 박근혜 경선 패배를 인정합니다.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합니다. 오늘부터 저는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 하겠습니다.' 승복의 멧시지를 발표하던 그 모습은 우리정치사에 영원히 우뚝설 이정표가 될 것이다.

'대선대 후보로 선출되신 이명박 후보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국민과 당원의 10년 염원을 부디 명심하시어 정권교체에 반드시 성공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승자에 대한 예의를 잊지않음은 자라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가르침과 잊못할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민주주의체제에서 비밀 평등선거결과에 승복하는 절차는 거창한 것이거나 칭찬 받을 일이 아니라 기본이며 원칙이자 예의다.

그러나 우리의 과거 선거문화는 축제가 아니라 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들까지도 분열이 뒤엉켜 선거기간 내내 고역의 기간이며 선거가 끝난 후에도 갈등의 골이 패인 채로 서로를 적대시했던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었다.

당내 경선에서 깨끗한 승복을 다짐해놓고도 패배 후 승복은커녕 탈당하는 가하면 심지어 본선에서 패배한 낙선자가 당선자를 고발하는 추태로 국민을 실망시켰다.

특히 민주주의를 배우는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의 추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던 사례를 기억하고있다.

지난해 칠레의
대통령선거에서 개표가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당락이 확정되는 순간,
차첨자인 피네라가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고 당선 확정자인 선거본부까지 친히
방문해서 '미첼 바첼렛의 승리를 축하하던
그들의
선거문화를
보면서 부러워한바있

다.

우리의
혼탁한 선거문화와 저들이 보연준 향기로운 선거문화를 비교하던차에 이번
한나라당경선에서 박근혜후보가 보여준 승복의 사례는 한국정치를 업그레이드시킨 게 틀림없다.

박근혜 전 대표가
보여준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 탈레반에게 억류되어 풀려날 수도 있었지만 삶의 기회를 동료에게 배려하고 자기는 아직도 억류되어있는
이지영씨가 전해준
신선한 향기를 동시에 접하게되니 가뜩이나 짜증나는 열대야도 잊을만 하다.

모쪼록 대선에 임하는 모든 후보자들은
박근혜후보가 세워논 아름다운 이정표를 겸허하게 바라보며
향기나는 페어플레이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기바란다.

금년 대선이야말로
'후보자의 의식혁명'과 '유권자의 비장한 결의'를 접목시킨 축제의 선거로 마무리되어 선거문화의 혁명가를 부르게 되기를 바라는마음 간절하다.

이 얼굴이 과연 패자의 얼굴인가?

승자의 기쁨이나 여로움이
아니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의연함과 담대함과 온유함,그리고 호연지기의 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