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호박골입니다.지난 번 전화하면서 농촌에 살면서 여성으로서 힘든 일이 뭐냐고 물으셨죠?그때 저는 농산물이 제 값을 못 받는 일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좀 있다 생각해 보니 좀 엉뚱한 말씀을 했구나 싶었습니다.결혼전, 여성으로서의 나를 생각하게 되면서 또 하나의 문화동인지 따위를 읽으면서 여성문제에 눈 뜨게 되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여성문제를 대할 때 여성과 남성을 서로 대립하는 상대로 보지는 않습니다. 분명 다른 점이 있고, 또 다르게 살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여성학을 어렴풋이 알게되면서 내가 무언지, 나 스스로를 더 많이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그래서 여성의 문제라기보다는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는데 어려움 따위로 저는 여성문제를 보게 되었는데... 그때 질문에도 여성으로서 힘든 일 보다는 가장 힘든 일이란 질문으로 다가와서 그렇게 엉뚱한 말씀을 드린 것 같습니다.하던 일도 멍석 펴 놓으면 못한다고 지내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또 막상 생각하려니 잘 안 떠오르네요. 만약 우리 마을에 서천여성문화센터같은 것이 있으면 뭘 가르쳐주면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는데요,저는 옷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다거나 베 짜는 방법이라던가 대나무 같은 걸로 바구니를 만드는 법, 대나무 빗자루 만드는 것, 수수대로 빗자루 만드는 거 그런거 배우고 싶거든요. 당장은 그런 데, 지내다가 어떤 일들이 생기거나 하면 연락드릴께요.그리고 오늘 아리랜드에 올라온 KBS에 방영된 고향소리 봤는데요, 참 농사만 짓기에도 할 일이 많을텐데.. 그런 많은 일들을 잘 해내고계시다는게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돌아가신 어른의 아름다운 꿈 받들어 그 꿈 꼭 이루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