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끝자락을 보이며 어제부터 비가 간헐적으로 내린다

가을비가 잦으면 점점 계절은 깊어가고 단풍으로 바뀌고

또 낙엽으로 물들일이다.

인생의 깊이도 점점 물들고 각기의 색으로 자시를 장식하다가

홀연히 다시 본향으로 가리라 짐작되는 계절이다.

가을은 모두에게 하나님의 선물이다.

어느 계절 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그림 솜씨를 감상하고 감탄하고

나에게 주시는 선물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일이 남아있다.

소중한 것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시간이 있었다.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소외되고 외로울 것이라 짐작되어

거미줄처럼 많은 끈을 걸쳐 놓기도 하였다.

내 영혼은 잠잠히 있는데 육신은 하염없이 떠돌면서

거기서 위로를 찾고 안식을 찾았다.

지금은 다시 집으로 돌아 와 가을을 맞이하고 즐긴다.

한
때 마음을 들뜨게 하던 그 무엇들은
지금 내리는 가을비에

열기가 식듯이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다시 사랑하는 일을 시작한다.

사람을, 흙을 , 바람을 , 하늘을 ..

이 비 그치면 가을은 이만큼 더 가까이 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