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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꿀 타주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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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애순 댓글 0건 조회 2,437회 작성일 10-05-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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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를 가장 잘 알고 있지요. 왜 왔는 지
가까운 거리에 살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잘 오지 않는 딸을 오히려 엄마가 전화 걸어 잘 있냐고 묻기도 했죠?
그러다가 뜬금없이 "엄마"하고 부르며 문을 열면 조그마한 의자에 앉아 있던 엄마는 "어서 와라"늘 반겨 주고.
아무 말 않고 있으면 이것 저것 먹을 것 꺼내와서 한 상 차려 주고 말하기를 기다리는 엄마.
어제도 역시 엄마는 뜨거운 물에 커피를 타더니 꿀 한 수저 넣어 주셨지요.
이렇게 먹으면 맛있다며. 그러나 제가 힘이 축 처진 것 보면 무엇이라도 먹여 힘내게 하려는 엄마 생각을 저도 알아요.
늘 바쁠 것 같은 딸 때문에 오히려 조금 앉아 있으면 가야할 사람
챙겨 주듯이 하나씩 봉지 만들어 싸 주시고 가서 잘 먹고 힘내라고 하시죠.

어제는 내 어릴 적 모습이 어땠는 지 궁금해 물었죠.
엄마도 너무 바빠 우리 모습을 일일이 기억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엄마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학창시절 공부밖에 모르던 딸이 책상에 우두거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시곤
걱정스런 눈으로 쳐다보시던 기억도 나고, 대입에 실패헤서 밤늦도록 들어오지 않는 저를 기다리다가 행여 죽기라도 했을까 노심초사 했다며 다 큰 딸에게 매를 드셨던 일, 직장에서 적응 잘 하지 못해 이불 뒤집어쓰고 나오지 않을 때에는 문 밖에서 왔다갔다 하시던 일 모두를 기억해 보면 그 때의 일들이 저에게 큰 힘이 되었었지요.

엄마
어제 타 준 꿀커피 먹고 힘을 내서 저녁 늦게까지 일했어요.
지금 제 나이였을 적에 엄마는 슈퍼바이저로 모든 것의 만능자로 보였는데
저는 아직도 걸음마 떼는 아이 같으니 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봐요.
원만한 사람이 되고 너그럽게 포용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기적인
생각이 아직도 많은 지 관계를 갖고 일하는 것이 어려워요.

그래 볼까요? 저도 쓴 커피 일부러 마시는 그들에게 꿀이라도 타주랴고 더 친절을 베푼다면 그들이 제 의도를 알까요? 잘 하고 싶어서, 마음을 알아주겠다고 일부러 다가가면 오히려 힘들다고 하면 어쩌죠?

엄마하고 오랜만에 겸상하고 앉아 명태포 잘게 썰어 넣은 미역국, 취나물에 맑은 김칫국, 김치, 오이 소백이를 골고루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오니 마음이 편한가봐요. 엄마에게 느꼈던 사랑을
다른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서 이런 글 쓰네요.

엄마, 이 글을 쓰기 전에 저도 커피에다 꿀 타놓고 한구 절씩 쓰면서 찔끔찔끔 마셨어요. 처음에는 쓴 맛였는데 삼킬 때보니 달아요. 참 맛있어요.
가끔 힘들 때, 용기내고 싶을 때 꿀커피 먹어야 겠어요.
엄마, 아프지 말고 식사도 잘 하셔요. 제가 또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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