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팜

쇼핑몰 검색

#2023   #2024   #오디   #곶감   #고구마   #간송정   #사과  

자유게시판

핸드폰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246회 작성일 03-09-25 20:42

본문

각기 자신들의 암호처럼 우리는 번호를 지니고 산다.1984년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구성원들에게 번호가 주어지고 더구나 어느 곳에 있어도 통할 수 있게 만든 과학의 진보가 신기하면서 두렵다.과학의 진보가 우리와는 무관한듯, 보통 사람들의 상식과는 달리 우리는 핸드폰이 나온지 한참 지나도 전화를 갖지 않았다가 주변의 성화에 번호를 지녔다.남편만 있어도 될 것 같아 내 것은 생각지도 않다가 뒤늦게 손에 들어오게 된 핸드폰이 아이들 표현을 빌리면 구닥다리 핸드폰이다. 그것도 중고폰으로 대수롭지 않게 산 게 지금 지니고 있는 거다.40화음이 뭐고, 디카의 구실을 하는 것은 고사하고 아직도 흑백폰이면서 그저 다른 기능은 말고 걸고 받는것, 아니면 최후로 내가 필요할 때 걸기만 해도 되는 기능이 좋다고 우겼다.약간 흠집이 있고 누가 주워도 안가져갈 것 같은 핸드폰이 드디어 서서히 노화현상을 나타낸 것은 약 두달 전, 시간 기능을 알려 주던 것이 지워 지면서 나중에는 화면이 없어지니 무척 갑갑했지만 그래도 통화는 되니 그럭저럭 사용했다.그러다가 서비스센터를 찾아 수리를 의뢰하니 핸드폰 살 때의 가격을 달랜다. 한참을 망설였지만 아직 쓸만한데.. 싶고,주변에서는 한 달도 못 가 다시 고장 날 거라면서 일찌감치 좋은 기능을 지닌 폰으로 바꾸라고 여러 권유도 있었지만 수리하고 계속 사용했다.누구의 말처럼 정말 딱 한 달이 되니 폰이 울리지 않으면서 아예 들리지도걸리지도 않았다. 자꾸 마음을 상하게 하니 그저 될 대로 되라 하는 마음도 들어 가방에 넣어 두고는 찾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없던 거라면 몰라도 있다가 없으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어느 덧 핸드폰의 편리성에 푹 빠져 있는 나 자신이었다.남편과 상의를 하니 좋은 성능을 지닌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단다. 결심하고는 대리점을 찾아가 너무 좋은 성능으로 된 것 말고 단순 기능만 돼도 좋으니 튼튼한 것으로 보여달라고 요청하니 단순 기능의 핸드폰은 취급도 하지 않는댄다.너무 고가라 선뜻 사지 못하고 고치면 다시 쓸 수 없을까 마음을 바꾸고 서비스센터에 갔더니 너무 친절하게도 스피커 부분만을 무료로 교환해 주며 더 쓸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지금은 힘차게 울리는 벨소리에 정확히 새벽 4시 30분을 울려 주는 핸드폰을 갖고 있다. 무게가 나가는 관계로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불록하고 처지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맺은 인연이 어딘데 함부로 버릴 수 있냐고 자뭇 사랑론까지 펼치면서 사용한다.언젠가는 교체하겠지만 너무 빨리 변해가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며 현란한 화음을 내는 기계엔 아직 관심이 없다.세대차가 난다는 소리를 듣지만 어쩐지 손때 묻고 고장 나면다시 고쳐 쓰고 싶은 내 회색빛 핸드폰이 좋다.내 인생의 색도 흑백 핸드폰처럼 단순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없음


TOP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겼습니다.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쇼핑계속하기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