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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같은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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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03-05-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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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의 카르멘을 우리가 공연했다고 하면 믿을까?물론 전곡은 아니지만 일부분을 오페라로 꾸며 공연했던 초등학교6학년 우리는 대단한 아이들이었다.더구나 예쁘고 노래 잘하던 내 친구는 정말 잘했다.박수도 많이 받고 남학생들에게 인기도 많았고....대전으로 전근 가시는 아빠를 따라 전학간 뒤 우리는 서로 연락이 끊겼다. 그 당시에는 많은 친구들이 서울이나 대전으로 전학을 가는 게 다반사 였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난 늘 보내는 입장으로만 있었다.대학을 다니던 무렵에 풍문으로 친구가 불치의 병으로 세상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너무도 놀라 며칠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었던 기억이 난다.그러다가 오늘 듣게 된 친구 소식은 나를 더 슬프게 했다.황순원의 소나기에서 나옴직한 이야기를 전개하던친구가 부모님과 주변의 반대에 접하고(어리다는 이유,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는 이유...) 이 세상을 달리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난 고등학교 1학년때 선배언니들의 포위망속에 갇혀 지냈다.나를 아껴주는 선배언니들의 넘치는 관심(?)덕분에 성적도 떨어질 정도로 지극히 심한 사춘기를 지냈는데 친구는 이성에 눈을 뜬 조숙함이 있었구나.데미안, 제인에어, 수레바퀴 밑에서, 주홍글씨등 닥치는 대로 읽었던 독서력으로 사춘기를 무사히 지낼 수 있었던 시골의 조그만한 마룻장 독서실의 내 모습과 열렬한 사랑으로 부모의 명을 어기면서까지 사랑을 갈구했던 친구의 모습이 서로 교차되는 인생을 생각했다.나도 가끔은 그런 사랑을 꿈꾸었지.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오늘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그런 사랑....친구야 지금 눈을 감으니 그 때 그 장면이 그대로 떠오른다.곱고 청아하게 부르던 노래, 그리고 우리가 뛰놀던 그 운동장 까지...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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