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사무실창 너머로 방문객을 보았다.인상이 좋은, 아는 분 같은 생각에 얼른 문을 열었으나 언제 만났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의자를 내드리고 앉으시라 권하니 웃기만 한다.누구시지? 본듯한데...몇 번을 말씀하시다가 우리는 얼싸 안았다.-몇년 만이지? -25년....대입에 실패하고 숨어있던 나는 장항 군산간을 다니던 금강호속에서 선생님께 인사하는 둥 마는 둥 도망쳐 버린 뒤 25년만이다.무척 아껴주셨던 사랑으로 자신감이 생겼고 무엇이든 도전하면 성취할 것 같았는데 뜻밖의 실패로 나락으로 떨어진 나는 선생님을 피했었다.그리고 오늘 선생님은 나와 비슷한 모습으로, 오히려 더 멋진 모습으로 우리집에 오셨고 나를 놀라게 하셨다.-넌 내면에 큰 힘을 가진 애였어.지금도 용기를 주고 계시구나.투쟁적인 힘이 적어서 일하기 어려울거라는 예측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일축하시면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란다.창원에 사시고 처음으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우리집을 물어물어 오셨다는 선생님과 나는 너무 행복한 두시간을 보냈다.이렇게도 만날 수 있는 거구나. 늘 스승의 날에 찾고 싶은 선생님으로만 그쳤는데 직접 찾아와 용기도 주시고....감사합니다.무사히 잘 도착하셨는지요?이제는 친구처럼 지내자는 말씀에 좋은 친구를 얻은 기쁨을 이곳에 옮깁니다.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