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4월18일 제1회 동백축제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너무 긴장했습니다.과연 누가 찾아올까, 축제라는 이름을 걸 정도는 되는 건가,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정리되지 않은 곳, 남에게 공개하기 싫은 집안을 세상에 내놓고는 우리 모두는 몸살을 앓았습니다.희망없는 농촌이라고 포기하기에는 우리의 젊음이 남아있고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기에 나서기는 했지만 무척 힘들었습니다.그렇게 행사를 일주일 치루고 모든 식구는 지쳤고 다음을 기약하지 않았습니다.그렇게 그렇게 이제는 내일 제8회 동백축제를 엽니다.전같으면 비가오는 오늘을 원망하며 하늘을 바라보았겠지만 지금은 순응합니다.비를 주시는 은혜도 감사, 햇빛을 주시는 은혜도 감사.지나간 날들을 더듬어 보니 행사 30분전에 비가 그쳐 야외행사를 가진 날도 있는데 오늘도 담담하게 밖을 내다봅니다.예년보다 늦게 온 꽃소식으로 인해 수선화는 만개되지 않았지만 모든 꽃들이 가장 예쁘게 치장하고 있습니다.겨우내 준비한 땅들은 최고의 모습을 내기 위해 기운을 뿜어 올리고 하얀새로 비상하는 백목련, 우수에 젖은 자목련, 뚝뚝 우주에 몸을 던지는 동백, 벚꽃, 아기단풍잎, 나무의 새싹 그리고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수선화....우리는 좋은 마음만 가지고 다가서면 금방 마음을 열어주는 자연과 대화할 준비만 하고 서 있으면 됩니다.내일 자연과 하모니를 이룰 모든 행사를 진행할 일만 남았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벌이는 것이 아니라 자연속에 동화되기 위한 몸짓에 불과합니다.비가 개인 맑은 하늘 아래서 여러분과 함께 빛나는 꿈의 계절 봄을 향유하고 싶습니다.4월 12일 마서면 남전리 합전마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