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농민, 변화하는 농촌서천여성농업인센터 대표 최 애 순합전마을 주민 24명이 일본농촌을 다녀왔다.그린투어를 가장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마을에서 직접 민박 체험하는 것으로 가기 두 달 전부터 계획하면서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많은 고민도 했다.요즘 농촌은 변하고 있다. 고령화, 공동화 게다가 농산물 수입 등으로 인해 농촌경제는 나날이 피폐해 가며 위기감을 안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농촌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 그린투어리즘, 녹색농촌 가꾸기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데 합전 마을은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일찍부터 합전마을은 농촌환경을 이용한 생태관광을 조성하여 도시민들이 찾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시작했고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농촌체험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었다.그러나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에는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사고방식으로 인해 벗어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서 주민 전체가 공감대를 갖는 계기가 필요했고 과감히 일본농촌 견학을 계획한 것이다.우리의 생각을 검증 받고 싶었고 농촌의 세계적인 흐름을 몸으로 체득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비록 나이 드신 분들이라 할지라도 함께 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대한민국 농촌의 선두주자로 우리가 먼저 변하면, 그래서 농촌에서의 가능성을 찾으면 우리나라의 농촌에 희망을 준다는 거창한 의미도 부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은 아직도 농촌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누군가 인식의 전환을 위한 물꼬를 터야 했고 우리가 그 일을 감당하기로 작정했다. 왜냐면 우리에게 절실한 문제였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우리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했고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실행에 옮겼다. 40대부터 70대의 마을 주민이 한 덩어리가 되어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4박 5일동안 밤마다 토론하며 우리가 보고 배운 것들을 나눴다.많이 보고 느끼며 도전을 받았다. 우리 보다 앞선 경제력으로 투자된 농촌시설에는 부러움을 샀으나 우리 현실을 비관하지 않았다. 소홀하기 쉬운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며 고유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모습과 깨끗한 환경, 친절한 미소등 우리가 배울 점은 많았다.오래 전부터 농촌을 사랑하고 희망을 찾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마을가꾸기 경험이 풍부한 마을주민들은 일본농촌주민들과 활발히 의견을 교환했고, 농촌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없을까 토론하였다. 그리고 일본 하끼정의 여성농업인 10여명이 우리 마을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농촌의 경영주체로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증대되고, 특히 그린투어에 대한 역할을 주도하는 한·일 여성농업인들의 교류는 우리가 거둔 또 하나의 성과라 하겠다.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에 순응하며 사는 것도 한 방법일 게다. 그러나 변화하는 사회에 특히 이 농촌에서의 가능성을 찾아 끊임없이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을 향해 가는 일은 생각만 해도 좋은 일이다.나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합전마을은 합전마을 주민이 만들어야 한다는 단순한 명제가 주민들 가슴에서 터져 나오면서 이 일을 계기로 우리는 다짐한다.농촌의 새로운 가능성,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부심, 하면 된다는 신념과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한다.조그마한 농촌의 변혁이 씨앗이 되어 우리 농촌에 희망이 보일 때까지 우리는 이 일을 계속할 것이다. 2003. 3. 25. 서천군 소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