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가 되었는데도 검둥이가 보이지 않는다.남편과 일조가 되어 다니므로 물어보아도 모르겠단다.샘이가 있었으면(샘이는 2일부터 서울 고모댁으로 갔다. 예비고교학습을 위해)당연히 찾아 나섰겠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의 할 일로 너무 바빴고 어디가 있겠지 하는 심사로 찾기를 멈췄다.그런데 차 운전을 위해 문을 열던 김영숙선생이 깜짝 놀래며 -검둥아하고 불렀다.깔깔 웃다가 검둥이를 부르면서 -너 왜 거기 있니?뒤따르던 내가 물으니 검둥이가 차 안에 앉아 있다는 것이다.문을 얼른 열어 주니 운전석 옆에 편안히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란...사연을 알고보니서사리고개를 넘어가던 차가 미끄러져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이틀동안길을 막고 서 있었다.몇 년만에 있는 추위와 빙판길로 통행이 뜸했던 터라 아예 포기하고 있었는데 오늘에야 그 곳을 지나가는 차가 빼주겠다고 연락이 왔다.검둥이와 함께 서사리에 가서 검둥이를 차에 태우고는 집에서 내릴때는 남편만 내린 사연.약 7시간을 차 안에 갇혀 있으면서도 짖지도 않고 태연하게 편안한 쉼을 가진 검둥이나 아예 차에 태운 사실조차 잊어버린 남편이나...만약 우리가 발견 못했으면 언제 나올지도 모를 곳에서 주인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던 검둥이를 생각해 저녁에는 밥도 맛있게 비벼 주었다.검둥아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하니?짖기라도 했어야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