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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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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297회 작성일 03-01-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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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를 신고 두꺼운 외투로 무장했다.저녁 8시가 넘어도 오지않는 남편을 찾아 바울을 넘어갈 심산으로 걸음을 옮겼다.그 고개는 옛날 도깨비가 나타나 이야기하자고 조르는 곳이고 여러 사람이 도깨비를 보았다는 전설도 많은 곳이지만 이렇게 늦게까지 오지 않을 이유가 없어 무작정 나섰다.초승달이 예쁘고 하얀 눈에 반사되는 길을 성큼성큼 내 발보다 훨씬 큰 장화를 신고 일부러 소리를 내면서 걸어간다.그러나 저 멀리 축사에 당연히 불빛이 있어야 하는데 불빛도 없고.바울을 지나 축사에 가까이 가니 그때서야 움직이는 사람이 보인다.-여보남편을 부르는 소리에 대답보다 먼저 검둥이가 뛰어온다.눈길에 미끄러진 차를 빼려고 애쓰다가 그만 늦었다며 무서운데 어떻게 왔느냐고 묻는다.순진한 남편은 세상에서 가장 힘세고 무서운 게 아줌마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그렇게 한 번 묻고는 성큼성큼 앞질러 걸어간다. 내 발걸음보다 훨씬 빠르니 당연히 내가 처지고.함께 가자고 요청할까 하다가 아예 포기하고 쿨럭쿨럭 끌리는 장화소리를 내며 천천히 걷는다.눈이 너무 많이 오니 사람을 지치게 하는구나. 그렇게 좋다고 눈 오는 날 뛰어다니던 우리가 어른이 되니 힘들어지고.해도해도 밀리는 일거리는 쌓이는 눈높이에 비례하는 우리.보일러를 손보러 바삐가는 남편은 지쳐있다.추위야 그만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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