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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사 3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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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285회 작성일 02-10-1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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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이네 집은 수예점이었다.미숙이 큰언니가 기계자수미싱을 놓고 이불이며 장식용 덮게등을 예쁘게 수놓고 있었다.그 옆으로는 선명사라고 간판을 걸고 아기자기한 가정필수품과 필름이며 카메라등을 우리에게 대여해 주는 곳이 있었다.초등학교때 미숙이네 집을 놀러가면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하는 것들이 호기심을 자극해 한참을 구경하다 온 기억이 난다.어제는 시장에 나갔다가 전화선을 사려고 선명사에 들렀다.물론 초등학교때보다는 더 사업체가 커져서 넓은 곳으로 옮기느라 장항시내로 나오시긴 했지만 여전히 그 아저씨다.문을 밀치고 들어가려니 점포정리라고 써 있다.늘 그 곳에 있어야 되는 건줄 아는데 이제는 정리를 한다니 서운한 마음이 스친다.-그만 두실려구요?- 별 재미를 못 보니 할 수 없지.-그래두요.....이제 막판이니 이득금 남기지 않고 원금에 파신댄다.우리가 신기하게 여겼던 아날로그 물건들은 디지털 첨단을 걷는 신세대에 밀려 유지하기가 무척 어려운 사정이 역력하다.장항을 눈감고도 그릴 수 있는 나로서는 내가 눈에 익었던 것들이 하나씩 사라져 갈 때마다 씁쓸하다.물론 이렇게 발전 못하는데도 없을거라며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 되다보니 그렇긴 하지만 소달구지가 지나가던 신작로며 석탄을 나르던 기차길이며 엄마 따라 갔던 빨래터며 머리에 하나씩 이고 오던 항만에서 잡은 조개, 새우, 게등은 이제 어디서곤 찾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그러면서도 도시화도 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있는 장항은 35년을 유지해 오던 아저씨 가게를 밀어내고 있다.그러면 무얼 하실거냐고 묻지도 못하고 나왔다.우리가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희망이 묻어나지 않기에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신작로를 중심으로 즐비하게 내걸린 간판의 불빛들도 점점 더 어두워간다.네온사인을 돌리며 대낮처럼 밝히던 불빛대신 어두운 밤거리가 오늘의 장항 모습인가.무언지는 모르나 우리나라의 경제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막연하게 느낀다.빈익빈 부익부의 경제로 나가는 우리가 제2의 IMF를 야기하고 있는 건 아닌 지.대형마트들의 출현으로 소비는 한 쪽으로 몰리고, 더구나 외국의 대형 마트들이 속속 진입하여 진을 치고,외국 기업이 대부분인 지금 경제속국으로 전락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함을 부인하지 못한다.모두가 어렵구나. 농촌은 농촌대로 도시는 도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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