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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물려 줄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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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329회 작성일 01-12-0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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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성천이)가 등에 업힐 무렵 지도소에서 전화가 왔다.교육이 있는데 나와서 받으면 어떻겠냐고.마음으로는 정말 반가운 소식였지만 갈 형편이 되지 못했다.우선은 아이가 어렸고, 시부모님 점심도 걸렸고, 그보다 더 한 것은 차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한다는 이유로 나의 외출은 쉽지 않았다.그 때 생각한 것이 우리를 위한 셔틀 버스가 있다면, 아니면 가까운 곳에서 여성교육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하는 바램이었다.그래서 내가 마련한 것이 여성농업인센터에서 마을회관에 찾아 가 저녁에 교육하는 프로 그램이다.많은 노동력으로 힘들어 하는 육신을 내가 스스로 보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각 마을별로 순회하면서 교육을 했다.물론 시범적인 운영이므로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고 그래도 내가 느끼던 고충를 그대로 접목하려했기 때문에 1주일에 3번 정도를 교육 강사들과 함께 밤시간을 다녔다.오늘은 우리 성경이를 데리고 계동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발관리 맛사지 교육을 마무리하는 날이어서 함께 했다.엄마의 일하는 모습을 우리 애가 보아도 좋을 듯 해서.열심히 따라 하면서 힘들어 했지만 그래도 잘한다.많은 주민이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성의를 다해 교육에 임하려는 모습들이 보기에도 좋아 시간 가는 줄 몰랐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모처럼 의견일치를 보기도 했다.항시 바쁜 엄마여서 제대로 대화 상대도 되어 주지 못하니 나름대로의 불만은 있었을 텐데 신이 나 있는 모습이다.-엄마, 엄마는 왜 손톱에 칠하는 것을 싫어 해.-인공적인 것은 좋아하지 않아서..-왜?-썪지 않거든.-썪는 게 좋아?-응.-왜?-그래야 돌거든. 물도, 나무도, 모든 짐승도, 사람도. 난 썪지 않는 게 겁나고 무서워. 화학적이고 인공적인 것은 쉽게 썪지 않거든. 그리고 자연스러운 것을 방해 한단다.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머리 염색약이 염색체를 변이 시킬 수도 있댄다.아빠의 말씀에는 유전자 조작 식품도 염색체를 변이 시킨다던데.무슨 말인지 아니?- 잘은 모르지만 아빠 말씀은 들었어.-그런데 요즘 고민이 있어. 엄마 머리는 유전적으로 빨리 희거든. 그래서 가끔 염색을 하는데 그것도 그만 두어야 할까봐.-그럼 하얀 머리로 다니게?-그럴 수도 있지- 그건 안 돼.-왜?-엄마 흰 머리를 보면 괜히 슬퍼져.-사람은 늙으면 당연히 흰머리가 생기고 그것은 인생의 면류관이라고 하잖어.-그래도 싫어. 엄마는 늙으면 안돼.모든 것은 세상의 순리를 따르는 거란다.나이가 들면 노화가 되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 새 생명을 밀어 올리는 것이 우리 모든 인생의 이치거든.그것을 역행하려 하면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단다.내 의자를 너에게 비어 줄 때가 있고 너 또한 네 딸에게 넘겨줄 때가 있고...이제는 6학년이 되어 제법 반항도 하고 이해도 하면서 사춘기를 넘기고 있는 딸과 밤거리를 운전하면서 인생철학까지 얘기했다.지금 생각하면 엄마도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편이 아니다.엄마는 늘 바빴고 그래서 책과 씨름만 하던 나였으니까.때로는 어른의 생각을 많이 넣어 주는 것보다는 생각의 여백을 많이 지니고 스스로 채우는 것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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