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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강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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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335회 작성일 01-10-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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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에 다녀왔다.나무에다 사람의 혼을 불어 넣는 귀인을 만나기 위해.아침을 달려 3시간 후에 순창 예솔 분재원에 당도했다.우리의 여행지 출발이란 늘 아이들, 남편 그리고 집안 형편이 걸리는 일이므로 출발 10분전까지도 못 가겠다고 통보하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을 아프게 했다.아무튼 일행은 분재교육을 위한 시간 이지만 가을여행 하는 즐거운 기분으로 출발했다.완연한 단풍은 아니어도 골짜기에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시네마 영화필림을 돌리 듯 우리는 충청남도에서 전라북도로 발을 옮겼다.다사로운 햇살, 아직 가시지 않은 옅은 안개는 오늘 날씨가 맑음을 알려주었고 어느 때 보다 쾌청한 날씨로 우리를 가벼운 마음으로 들뜨게 했다.예솔분재원 커다란 규모며 이름난 곳이 아닌 한 사람이 오랜 기간 철학을 갖고 심혈을 기울여 나무에 정성을 쏟았기에 존경이 갔다. 얼마의 업적을 남김 보다는 매사에 장인정신으로 성실히 살았는지가 중요한 일이다.분재 고르는 요령에 앞서 나무 사랑하는 법을 들으며 우리 삶과 비슷한 나무들에 대해, 무엇이든 사랑을 준만큼 보인다는 철학은 소중한 것이었다.더구나 밑동에 상처가 나면 평생을 치유해도 낫지 않는다는 가르침은 마치 어린아이 때 받은 상처가 일생을 좌우 한다는 말과도 일치해 교훈으로 삼았다.2시간여의 강의가 끝난 후 금강석 같은 샘물이 흐른다는 강천산을 찾아갔다.불타는 산하.녹음이 우거졌던 그 곳에 다시 생명이 타오르고 있음을 알리 듯 모든 산 곳곳에 불이 지펴지고 있었다.우리의 청춘도, 사랑도 그렇듯이 막바지 아름다움을 향한 절규처럼 가을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걸어가는 길마다 아직 사람 때묻지 않은 돌들, 곳곳에 놓여진 벤취에 낙엽이 쌓여가고 , 간밤에 불던 바람에 이리저리 모아진 낙엽은 다시 거름으로 돌아가는 인생의 한 모습을 담담하게 담고 있었다.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는 일도 있다면 나의 인생은 어느 계절일까아직도 설익고 풋풋한 여름일까 아니면 청춘의 뒤안길에서 안으로 안으로 삭히고 삼키는 가을의 모습일까?혼자 던져진 인생에 다시 그대로 돌아가는 고독한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산중에 있는 조그마한 강천사는 이미 1300년대에 지어진 아담한 절이다.다소곳한 여인의 모습으로 서 있는 오층석탑에 허리를 굽혀 손을 대어 보며 그 옛날 이 곳을 돌며 기원하였을 우리 조상의 모습과 다시 이 시대에 찾아 온 한 사람으로 서 있는 내 모습이 교차되면서 천 년의 시간을 유추해 보았다.모든 것이 변해가고 그 변화에 익숙한 우리가 정녕 비바람 풍상에 천 년을 버티어 온 이 유물의 의미는 무엇인지.어느 먼 훗날 어떤 이의 손이 이 오층석탑을 만지며 또 다시 천년을 이야기 할까.영겁의 세월을 이 곳에 묻어두고 가는 심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요히 흐르는 개울가, 그 위에 떠가는 단풍, 그리고 모아진 소리로 온갖 골짜기를 에워싸듯 들리는 물소리.지금도 그 속에 서 있는 듯 깨끗한 그 곳의 바람을 안고 있는 듯 마음이 설렌다.강천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무수한 영감과 지혜와 침묵을 한 동안은 간직하고 있을 게다.************가을,품에 안고는놓아 주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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