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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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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392회 작성일 01-06-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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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서울로 올라가시면서 어머니는 내게 누누이 일렀다.'밥을 잘 주어야 먹을 수 있지, 소홀히 하면 없다'어머니가 가져다주시는 달걀을 냉큼냉큼 잘 먹기만 하는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다.어머니의 짐승밥을 주는 모습은 도인의 경지다.새벽 일찍부터 '또옥또옥' 자르는 소리가 나면 그것은 오리밥을 주기위한 소리다.수박껍데기도 잘게 썰고, 배추잎, 무 한조각등 무엇이든지 잘게 썰어서 겨를 넣은 다음 적당량의 물을 부어 잘 섞은 후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놓으면 상하기 쉽다고 하루분만을 만들어 정성껏 주시는 모습은 자식을 대하시는 모습이다.그에 비하면 나는 대충 버무려 던져주다시피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그러니까 고양이가 여전히 어머니만 따라 다니지 내게는 얼씬도 안한다.-내가 주방장인데 몰라도 한참 모르는 불쌍힌 고양이 쯧쯧.... -요즘은 알을 낳을 때라면서 분명히 어머니는 5개씩을 부엌에 들여 보내셨다.그런데 어머니가 서울로 출타하신 사이에 대신 내가 밥을 주는데도 알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도대체 하루에 5개씩 낳는 달걀은 어디로 갔을까 이리저리 휘휘 둘러보아도 흔적도 없다.다른 짐승들이 들어와 빼앗아 갔다면 가끔 껍질이라도 있으련만 정성이 부족하게 주는 밥 생각을 조금 하지만 그래도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억울하기도 하고 약이 오르기도 했다.그런데 다음 다음날, 아침을 주려고 닭장을 갔는데 오리가 달려오는 모습이 수상쩍었다. 내 발소리도 알아듣는데 좀 늦게 달려나온 오리가 드디어 나에게 들켰다.동백나무 잎사귀로 소복하게 덮어놓는, 아무도 모르게 달걀을 감춰놓은 장소를 내가 알아챘다. 미안하지만 그릇에 담아 낸 알이 정확히 열 개. 아직 따뜻한 것이 방금 낳고 나온 알이리라.미안한 마음이 몸을 덮혔다. 자신의 분신이고 생산하여 후대를 이으려는 강렬한 본능이 나뭇잎을 끌어다가 덮었고 우리는 그것을 기어이 찾아내어 여지없이 깨뜨려 알찜. 계란말이, 반숙등등 우리의 영양을 채우기에 바빴으니.어머님이 가끔 말씀하시길'내가 달걀을 꺼내올 때는 늘 미안하다 하면서 꺼내온단다'아, 바로 이런 경우였구나'미안하구나 얘들아, 난 너희들에게 아무렇게나 휙 던져주는 밥으로 만족하라고 하구선 기필코 품엣것을 빼앗아 오고....' 아무래도 우리는 자연을 너무 괴롭히는 존재들이 아닌지. 오늘 저녁은 달걀 요리를 생략할 일이다.그리고 다음에는 어머니의 정성처럼 먹이를 잘 반죽하여 고마워하는 내 마음을 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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