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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서 있던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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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70회 작성일 01-04-1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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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를 압니다.안다는 것은 먼 곳에 있어도 얼른 알아 보고, 또 그 마음의 속을 알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그대와 나는 어두워져가는 옻밭골(칠전)을 이 집 저 집 다니며 음식을 날랐습니다.실은 제가 합전에 사는 이유로 칠전에 사는 분들의 거처를 잘 몰라 무작정 그대 집을 찾아가긴 했습니다.그대를 불러 찾은 이유를 말하니 집에서 입고 있던 허름한 바지 위에 얼른 치마를 둘러 입어 금방 외출복으로 변신을 하더군요.한 달 전쯤에는 농어업총조사 요원으로 칠전 동네의 안내를 부탁하여 잘 마칠 수 있었고 오늘은 그때의 그 다정함을 핑계삼아 그대가 그리워 다시 불렀습니다.바쁠터인데도 지체함이 없이 나의 방문에 환대하며 금방 대문을 나섰지요.그리고는 준비해간 떡, 김, 불고기, 김치를 골고루 담아놓은 그릇을 안고 앞장을 섰습니다.여성농업인센타로 선정되면 맨 먼저 하고 싶었던 독거노인에게 음식나누기를 기획하면서 그대를 떠올렸는데 역시 예상대로 마음이 맞았습니다.칠전에 열 집, 합전에 열 집을 계산하고 왔는데 그대는 한사코 두 집을 더 주어야 한다며 내 동의를 기다렸구요.그 따스한 마음이 고마워 예정에 없던 김순희 할머니까지 추가했지요.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나누었습니다.일을 다 마친 후 동네에서 제법 먼 곳까지 떨어진 곳임에도 한사코 걸어가겠다는 그대를 나는 차로 그대 집 앞에 내려 드렸지요.차를 돌리기가 여의치 않고 아직 운전 미숙이라 멀리까지 간 다음 차를 돌려 집으로 향하고 있는 시야가 희미해지는 땅거미 속에 그대는 나를 배웅하고자 그대로 서 있더이다.마음속에 뜨거움이 올라왔지요.내 뜻을 120% 헤아리면서 도와주고도 그 곳에 다시 서서 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안보일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는 그대 모습이 내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았어요.나는 그대에게 해 준 것도 없고 단지 나의 마음을 알아 주는 그 뜻이 고마워 자주 찾아간 것이고 도움을 요청했는데 내 마음을 더 감싸고 있는 그대마음 덕분으로 나는 저녁길을 기쁘게 달려 올 수 있었어요.부엌의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오는 집에 들어서니 그대와 닮은 어머니가 늦어지는 나를 걱정하며 밥상을 차리고 계셨어요.왜 이런 고마움을 자주 받을까 언제 다 갚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맛있게 드시고 계실 그 분들의 밥상을 기억하고는 미소를 지었습니다.그대가 올해로.......음.. 68세이시라구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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