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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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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63회 작성일 01-01-1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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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역사 뒤편 햇볕이 내리쪼이는 곳에 우리는 앉아 있었다.내가 초등학교 4학년, 동생은 3학년.우리들 손에는 큰댁 친척이 주신 동전을 꼭 쥐고 어서 열차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주변에는 조그마한 구멍가게도 많았지만 꾹 참고 견디었던 기억이 새롭다.물론 친척이 주신 용돈은 그 당시 우리들의 아지트가 되었던 만화가게에 바칠 돈이었다.만화 한 권을 보는데 1원이었고 10원만 주면 표를 12장 주어 우리는 그것을 미끼로 컴컴한 만화방에 하루종일 박혀 있었다.내 동생은 도에 지나칠 정도로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방 아저씨가 단골이라고 특별히 관리하는 귀한 손님이라 만화표가 없어도 하루종일을 그냥 그 곳에서 독서(?)하도록 배려하기도 했다.방학이 되면 으레껏 만화방에서 보내던 그 시절이 있었다.우리 아이들은 겨울방학을 무척 기다린다.서울에 사는 우리 아이들 또래의 인호, 인화, 요셉이가 방학을 하면 우리집에 오기 때문이다. 아직 저학년이지만 자기들끼리 장항선을 타고 외삼촌댁에 오는 기쁨을 몇 년째 계속하고 있다.이 곳의 자연적인 정서가 아이들의 마음을 순화시키므로 부모들의 적극적인 권유도 있지만 자신들이 이 곳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이 무척 고맙다.태산뫼에 올라가 토끼를 잡는다고 눈 오는 날 발자국만 따라다니다가 넘어져 온통 눈투성이가 되어도 좋고, 비료포대 한 장 엉덩이에 깔고 주르르 언덕길을 미끄러 내려와 엉덩방아 찧어도 좋은 서울뜨기들.외숙모인 나는 핑계겸 도시의 공해를 제거한다며 김장김치에 땅콩조림, 달걀찜으로만 밥을 주어도 여전히 빈 그릇만 놓여 있는 밥상. 일주일을 뒤엉켜 살다가 다시 우리 아이들이 서울로 향한다. 서울에 많이 거주하는 친척집 순례를 하기 위해서다.올해도 고모들 덕분에 국립박물관, 롯데월드, 영풍문고, 영락교회, 영화 상영관등을 두루 섭렵하고는 장장 15일간의 도농교류 현장학습을 마치고 이제 제자리로 돌아왔다.그 옛날 여행 경험의 부족으로 가까운 친척집에 가서도 뉘엿뉘엿 서산에 해가 지면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기 일쑤인 나보담 훨씬 행복한 아이들이다.잠자리에 들어도 천장만 쳐다보면 왜 그리 집에 가고 싶던지 그 기억이 지금도 또렷한데 우리 아이들은 일주일 넘게 고모댁을 순례하면서도 집에 오고 싶다고 하지 않으니 고모님들의 노고를 눈감고도 알 수 있다.이제 큰 애 성천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되어 많은 시간을 같이 공유할 수 없으리라는 조심스런 분위기에 우리 아이들은 동조하지 않는다.그래, 어울려 살면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운다면 이 보다 더 큰 교육은 없으리라.새삼 우리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 있는 이런 정겨운 분위기가 내 부러움을 사고 있다.7박 8일간 아낌없는 사랑으로 함께 해준 의명 천사고모네. 의경고모네. 의주고모네. 의성고모네, 서울 할아버지댁, 의도 꼴찌고모, 연신이 고모네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드립니다.개구장이 아이들을 서울까지 인솔하신 어머니 고생 많으셨어요.그리고 여러 날 함께 뭉쳐 다닌 사랑하는 요셉, 예지, 예슬, 성지.성경, 성천, 인호, 인화, 재윤, 재형모든 동지들 여름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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